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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예능 속 세계관③] 좁아지는 출연·입문의 길, 자가복제 우려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10.26 10:27 수정 2020.10.26 10:28

"후배들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아이템 고민"

"세계관, 연속석 넘어 지속성 지녀야"

ⓒMBC ⓒMBC

예능프로그램 속의 세계관은 제작자가 의도한다고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태호, 나영석 PD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여러 개의 성공한 케이스가 필요하다.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될 수 있을 개체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태호가 유재석이라는 인물을 캐릭터화하면서 여러 개의 부캐(부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나영석이 여행(혹은 살아보기)을 기초로 한 프로그램을 다수 성공시키면서 그들의 세계관이 구축된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제작자의 콘텐츠에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 세계관이 예능 속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으려면,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성공한 프로그램들이 나와야 한다. 김태호, 나영석 PD 외에도 최근 이런 시도를 하는 제작자를 찾아볼 수 있다. 코미디TV의 ‘맛있는 녀석들’이 ‘운동뚱’ ‘잡룡이십끼’로 세계관을 연결시키고, tvN ‘대탈출’은 여러 시즌에 걸쳐 방송되면서도 전 시즌을 관통하는 세계관을 탄탄한 스토리로 연결시키고 있다.


스타PD들의 세계관은 무한한 확장성을 보이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볼 때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팀으로 있는 A씨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여러 시도들이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스타PD가 아닌 이상, 그런 시도 자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 쉽지 않다”면서 “또 세계관을 구축한 이후에는 한 PD가 이와 연결되는 또 다른 프로그램을 연달아 선보이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그렇게 되면 후배 연출자들에게는 사실상 기회가 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스타 PD의 경우는 꾸준히 후배 PD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세계관을 바탕으로한 다수의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도, 뒤를 이를 후배 PD들을 이끄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면서 “후배를 양성해 더 탄탄한 예능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세계관이 여러 프로그램에 걸쳐 하나로 연결되는 만큼, 새로운 얼굴(출연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A씨는 “보통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1인 크리에이터 형식으로 진행되거나, 연결점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같은 출연진을 내세우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면서 “물론 그들의 페르소나가 되는 출연진을 중심에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얼굴들을 찾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 B씨는 세계관의 연결고리를 찾다가 자칫 ‘자가복제’의 덫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는 시리즈물, 스핀오프, 외전 등의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꾸준히 제기되던 문제이기도 하다.


B씨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간에 브릿지 역할을 하는 요소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출연진이나 포맷이 겹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보면 대중의 피로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스타PD가 이끄는 세계관은 단순히 연속성을 넘어서, 그 가치가 얼마나 지속성을 지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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