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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트랜드' ESG 채권, 코로나 영향에 '새 판'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10.24 06:00 수정 2020.10.23 11:00

올해 글로벌 발행액 2800억 달러…이미 지난해 규모 임박

코로나19 계기로 사회적채권 비중 확대…금융권 관심 '쑥'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관련 시장의 양상에도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픽사베이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관련 시장의 양상에도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픽사베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에 기반 한 글로벌 ESG 채권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관련 채권의 발행 양상에도 변화 흐름이 감지되는 모습이다. 날이 갈수록 활기를 띄는 ESG 채권 시장을 둘러싸고 촉각을 곤두세우던 금융권으로서는 이런 움직임에 더욱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금액은 약 2800억 달러로,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금액(3016억 달러)의 92.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SG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뜻하는 약자로, ESG 채권은 지속가능성에 기초한 국가경제의 전환과 성장 동력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친환경 산업 육성과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해 저탄소 경제 사회로의 이행을 시작한 유럽 등 주요국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그린 뉴딜을 양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이 가동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 사업 목적의 녹색채권과 사회적 문제 해결 목적의 사회적채권, 혼합형인 지속가능채권으로 구분되는 글로벌 ESG 채권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녹색채권이 주를 이뤄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녹색채권의 비중은 축소되고, 사회적·지속가능채권의 파이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글로벌 ESG 채권 발행액 중 그린본드의 비율은 63%로 2018년에 84%에 비해 21%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사회적채권은 7%에서 23%로, 지속가능채권은 9%에서 14%로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우선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그린워싱은 녹색채권 발행 기업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홍보하거나 채권발행 목적으로 호도하는 경우를 일컫는 표현이다. 아울러 채권 발행 시 약속한 목적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사업에 투자하거나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해당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영향은 이런 흐름에 더욱 가속도가 붙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또 녹색채권의 기능을 흡수할 수 있는 지속가능채권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최근의 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SG 채권 역시 이와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문제 해결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사회적채권은 더욱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녹색채권의 영역은 한층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8개였던 신규상장 녹책채권은 올해 들어 9월까지 6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사회적채권의 신규상장 종목 수는 169개에서 242개로 늘었다.


앞으로 전 세계적인 그린뉴딜 기조 하에 ESG 투자와 ESG 경영의 필요성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ESG 채권과 관련 투자 상품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ESG 채권시장 활성화로 발행 주선 규모가 확대될 경우, 관련 금융기관의 업무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원칙을 개정하며 전 자산 군에 ESG 투자를 확대 적용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ESG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해외 주요 연기금들도 ESG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금 운용의 투명성 확보 및 장기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책임투자 도입을 확대 중이다.


윤지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금융사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ESG 경영 확대의지를 천명하고, 다른 회사들의 녹색채권 발행 주선업무만을 수행하던 금융투자사들도 녹색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형 자산운용사들과 금융기관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상품에도 ESG 기준을 적용하는 등 관련 투자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 그린 인프라 확대와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중장기 사업 목표에 추가하고, 녹색채권 발행 및 친환경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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