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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브리핑] KBS노조 “서글펐던 국감, 이젠 ‘책임의 시간’ 뿐”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입력 2020.10.21 14:42 수정 2020.10.21 14:42

ⓒKBS ⓒKBS

KBS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열렸던 KBS 국정감사에서 주요 내용이었던 ‘검언유착 오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KBS노조 입장 전문>


지난 15일에 열렸던 KBS 국감에선 검언유착 오보가 단연 화두였다. 내부정보인 보도정보시스템 자료까지 국감장에 나오면서 검언유착 오보의 의도성에 대한 논란이 크게 증폭됐다.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전 검사장이 나눴던 얘기가 담겨진 실제 녹취록이 아니라 ‘그랬다더라’하는 누군가의 전언을 바탕으로 한 허위의 기사가 만들어져 계획, 취재, 승인, 출고, 보도 등의 과정에서 바로 잡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결국 국민들이 이런 추악한 오보를 보고야 말았다.


이미 상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아무런 검증도 없이 그대로 요리되고 손님에게 배달돼 결국 손님은 상한 음식을 맛보고야 말았다.


요리사와 직원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바로 음식점 사장이다.


공방위에서도, 국감에서도 오보의 원인과 과정은 아직도 드러나지 못했다. 취재하고 기사를 낸 당사자들도 꽁꽁 숨었다.


사측이 주장하고 본부노조가 믿는 대로 취재진이 정상적인 프로세스대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생긴 내부의 단순한 오류, 데스크의 욕심 때문이라면 당당하게 나와서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설명을 해야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겠는가?


특히 국감장은 모든 국민들의 눈과 귀가 모인 자리였다. 오해를 풀만한 가장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말이다.


그러나 양승동 사장은 검언유착의 오보를 풀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 대신 검언유착 오보 참사에 대해 책임의 문제에 직면했다.


야당 의원들은 BBC 등 공영방송을 비롯한 해외 주요 언론사 사장이 오보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에 비추어 양 사장에 사퇴 의사를 물어봤지만 양 사장은 “KBS는 사정이 다르다”며 즉답을 피했다.


외국의 공영방송과 한국의 공영방송이 뭐가 그렇게 사정이 다르다는 말인가? 정말 서글픈 일이다.

이번 국감장에는 새로운 사장이 나왔어야했다. 올해도 양 사장이 국감장에서 이런 답변을 했다는 자체가 너무나 서글프다.


전언을 바탕으로 쓴 허위 기사가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전 검사장, 그리고 윤석렬 검찰총장까지 겨냥한 내용이며, 보도가 나간 뒤 일주일 후에 한동훈 검사장의 수사에 큰 영향을 끼칠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취재진 말에 따르면 다양한 취재원으로부터 수개월에 걸친 취재가 엄청난 오보로 귀결됐으며 보도 시점도 석연치 않았던 점, 만약 한동훈 검사장 쪽에서 진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국민들은 이 기사가 진짜라고 믿는 아젠다 세팅이 될 수 있었던 점은 이 오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KBS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 적폐청산이나 혁신, 공정을 외쳤지만 현실은 매우 달랐다.


특정 정치권 인사만 나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강원지역을 삼켜버린 초대형 산불이 무차별 확산되는 시점에 김제동 시사프로그램을 끊지 않았고 특보조차 하지 않았다.


조국 전 장관과 측근의 비리 의혹을 둘러싼 반발과 논란에도 조국 전 장관 기자간담회 중계는 160분, 그 반대급부로 나온 야당 측 기자간담회 중계는 28분이었다.


시청자 상담실에서는 편파라고 항의하는 상담내용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특히 진주, 원주, 목포, 안동, 순천, 충주, 포항의 7개 지역 KBS 방송국에 있는 인력과 예산을 빼내고 방송국 기능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 때문에 지역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아직도 직면하고 있다.


중립을 지키고 수신료 가치를 실현시켜 할 공영방송의 부사장이 갑자기 사표 쓰고 34일 만에 특정 정당에 비례대표로 가 당선되는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현 양승동 사장 체제가 KBS를 망쳐오는 동안 수신료를 현실화 할 수 있는 명분도 회복불능 수준으로 약해졌다.


이러고도 수신료 현실화를 국민에게 외친다는 것은 소리 없는 메아리이자 자기 위안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양승동 경영진이 사퇴해야 할 명분은 차고도 넘치는 반면 사퇴하지 말아야 할 명분은 없다.


2020년 10월 21일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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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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