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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계 90년생이 온다③] 촬영장에서 ‘칼퇴’를 외치다

류지윤 기자
입력 2020.10.18 09:01 수정 2020.10.18 09:05

ⓒ픽사베이ⓒ픽사베이

지난해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1년 동안의 유예 기간을 거친 끝에 드라마 촬영장에 적용됐다. 근무제 시행되자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받아들인 건 20대 스태프들이다. 철야 강행군이 잦았던 드라마 촬영 현장에 표준근로계약 지침으로, 촬영을 하다가도 근무시간을 다 채우면, 퇴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초반에는 눈치를 살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드라마 촬영장에서 칼퇴근을 지향하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촬영 일정이 하루라도 늘어나면 제작비로 직결되기 때문에 드라마 촬영장은 특수 직업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수용하고 근무시간에 맞춰 일정을 짠다. 따라서 드라마 촬영현장의 그림도 달라지고 있다.


한 제작사 대표는 “예전에는 퇴근시간이 되도 촬영이 지연되면 조금씩 희생해 마무리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우선 그렇게 하자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근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대부분 촬영 장비를 내려놓고 퇴근할 준비를 한다. 처음에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해주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더 나은 환경과 조건을 제공해 더 나은 작품을 완성하려고 한다. 이걸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 더 젊은 스태프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변경만 드라마 촬영장 풍경을 바꾼 건 아니었다. 젊은 스태프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일들도 잦아졌다. 과거 스태프들은 열악한 환경 뿐만 아니라, 촬영 후 정리정돈, 배우 스케줄 정리 등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완전히 이로 인한 고충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실무를 하는 세대가 바뀌며 조금 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한 배우 매니저는 “예전에는 배우에게 모두 맞춰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마냥 참아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최근 종영된 한 드라마 현장에 갔을 때 한 스태프에게 밥 먹었냐고 인사를 건넸더니, 함께 있는 배우를 가리키며, NG를 계속내서 밥도 못먹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말을 했다. 오히려 그 배우가 눈치를 보는 상황이 돼 생경한 경험이었다. 선배 스태프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조금 놀랐다. 요즘 세대들은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성세대들과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 표출 방식은 아직 온도 차이가 있었다. 기성세대들은 예전처럼 함께 고생하는 것이 좋은 작품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은 고생은 당연한 것이 아니며,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자신의 환경과 처우부터 개선되야 더욱 애착을 가지고 임할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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