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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포식자들’ CJ-네이버, 주가도 승자 독식?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10.19 05:00 수정 2020.10.16 16:19

CJ대한통운 최근 3거래일 약 3% 하락...스튜디오드래곤 5.3%↓

“자사주 교환 과정서 일회성 순이익 변동 나타날 수 있어 유의”

CJ그룹과 네이버가 지분 교환 등을 통한 사업 협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 사옥 전경.ⓒCJ·네이버 CJ그룹과 네이버가 지분 교환 등을 통한 사업 협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 사옥 전경.ⓒCJ·네이버

네이버와 CJ그룹이 전략적 동맹을 추진하면서 더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물류, 콘텐츠 분야 강자인 두 업체는 각각 업계 포식자로 불리며 관련 생태계를 장악해왔다. 이러한 두 그룹이 손을 잡고 ‘윈윈전략’에 나선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다만 지분 교환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현재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네이버는 전장 대비 1000원(0.34%) 오른 29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CJ는 전장보다 200원(0.25%) 상승한 8만200원을 기록했다. CJ ENM(0.15%)과 스튜디오드래곤(0.36%)도 소폭 상승했고 CJ대한통운(-0.28%)은 하락했다.


최근 네이버와 CJ그룹은 물류와 콘텐츠 등에서 포괄적 사업 제휴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계열사 세 곳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형식이 거론되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 네이버는 1.19% 상승했다. 반면 CJ(-0.74%), CJ대한통운(-3.22%), 스튜디오드래곤(-4.01%)은 약세를 보였다. 다만 15일 네이버가 다시 2.01% 하락했고 CJ그룹주는 하락 폭을 줄이며 차별화 흐름이 다소 약해진 상태다.


증권가는 네이버와 CJ그룹의 협업이 두 회사 모두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온라인 쇼핑 부문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는 국내 1위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배송 부문을 강화할 수 있다. CJ그룹은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콘텐츠를 네이버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할 수도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네이버쇼핑으로부터 안정적인 택배물동량 확보가 가능해지고 이에 따른 운영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며 “네이버쇼핑 역시 배송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 네이버웹툰은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스튜디오드래곤의 기획력과 제작력이 더해진다면 높은 퀄리티의 작품 제작이 가능해지고,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분교환은 자사주 등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네이버 1890만주(11.5%, 5조6000억원), CJ대한통운 466만주(20.4%, 8320억원), CJ ENM 230만주(10.5%, 3260억원)다. 주식 교환으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규모는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입장에선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씨의 지분이 3.73%에 불과해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떨어졌는데, 자사주를 활용해 CJ그룹의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CJ대한통운은 자사주 교환 과정에서 주식 교환 규모 및 단가에 따라 일회성 순이익 변동이 나타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주식 교환으로 네이버가 넷플릭스를 제치고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로 올라설 경우, 스튜디오드래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안 연구원은 “네이버가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주주로 등극하려면, 5%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데 CJ ENM 보유 지분 중 5~ 8%가 교환 가능한 범위로, 스튜디오드래곤 손익 측면에서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에 경쟁사인 카카오도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쟁사인 카카오 주가는 전장보다 1.24% 내린 35만7500원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주가는 이달 들어 3거래일을 제외한 6거래일을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과 함께 네이버와 CJ의 전략적 제휴와 온라인 플랫폼 규제 우려 등 이슈가 겹친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최근 플랫폼 규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신사업 때문에 뉴스에 민감한 인터넷 섹터지만 1년 이상의 장기 주가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영업이익 증감”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신사업들과 기존 사업들의 매출 증가를 통해 영업이익이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그림이 명확하게 그려지는 이상, 카카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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