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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 털어낸 문대통령, K뉴딜·평화 구상에 집중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10.16 04:00 수정 2020.10.15 23:23

한국판 뉴딜, 코로나 장기화로 동력 상실 우려

지자체 주도 사업 통해 성과내겠단 구상인 듯

美 대선 전 평화프로세스 진전 여건 조성 주력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여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여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라임·옵티머스 사태 대응 기조를 '검찰 수사 협조'로 정리한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 스텝은 두 가지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으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추진 동력 살리기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가동 기반 마련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한국판 뉴딜의 추진 동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필두로 민생·경제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방역에서도 더욱 확실한 성과를 내고 경제 회복의 속도도 한층 높여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성공한 나라로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등 한국판 뉴딜의 3대 축에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했다. "대한민국을 지역에서부터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사업을 통해 한국판 뉴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한국판 뉴딜에 대한 국민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시동 이후 △데이터댐(6.18) △그린에너지, 해상 풍력(7.17) △그린 스마트 스쿨(8.18) △스마트 그린 산단(9.17) △콘텐츠산업 혁신(9.24) 등 매달 직접 현장을 찾았지만, 개념의 모호성 등으로 국민 인지도와 호응도가 높지 않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17개 시·도지사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정파적으로 생각을 달리할 문제가 아니다. 야당 소속 단체장께서도 적극적으로 중앙 정치를 함께 설득해내서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협치가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연말까지 현장 방문 횟수 등을 늘려 4대 축으로 확대한 한국판 뉴딜 알리기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도 산적해 있는 과제 중 하나다.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통해 항구적 평화 체제를 수립한다는 구상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교착 상태인 북미관계로 인해 멈춰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치권 안팎의 비판에도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문 대통령은 지난 8일 "2018년과 2019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화를 멈춘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며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으며, 목적지를 바꿀 수도 없다"고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5주년 열병식을 이례적으로 새벽에 실시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문 대통령의 평화 행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척에 대한 청와대 안팎의 기대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이를 기반으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여건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 게 이를 방증한다. 문 대통령의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제안 전후로 최종건 외교부 1차관(9.9~12), 김현종 안보실 2차장(9.16~20),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9.27~30), 서훈 국가안보실장(10.13~16)이 미국을 방문했다.


이 중 서 실장의 미국 방문은 특히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체결을 위한 미국의 협력을 구하고 교착 상태인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주목된다. 서 실장이 자신의 카운트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만남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카운트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까지 직접 만나면서 이러한 해석에 힘이 실린다.


청와대는 15일 서 실장과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의 면담이 이뤄진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한반도 정세 및 한미 양자 관계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으며 면담 시 양측은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 협의 및 동맹 주요 현안 조율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톱다운 형식'으로 이어진 평화 구상에도 궤도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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