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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데뷔' 빅히트…'고평가 논란'에 커지는 우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10.16 05:00 수정 2020.10.15 17:01

장 초반 '따상' 후 4% 하락 마감…'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제기

SM·JYP·YG 등 엔터 3사 주가 동반 약세…"투자 흐름 지켜봐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린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린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 하락 마감했다. '따상'은 기본이라던 시장 전망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일각에서는 빅히트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주가 지닌 한계점이 명확하고 애초 제기된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날 시초가(27만원) 대비 1만2000원(4.44%) 떨어진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하면서 35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빅히트는 오후 들어 쏟아진 대량의 매도 물량에 곧 상승폭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전날 빅히트는 총 649만8767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 거래량인 70만주와 56만주를 크게 상회한 규모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빅히트 주식을 각각 593억4200만원, 82억7000만원어치씩 팔면서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애초 제기된 고평가 논란이 빅히트 주가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다. 빅히트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로 나눈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가 40배를 넘는다. 이는 SM,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엔터주의 기업가치인 평균 22배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제 기업 가치 대비 성장 기대감이 너무 크게 설정됐다는 의미다.


이에 빅히트에 대한 목표주가도 최저 16만원부터 최고 38만원에 이르기까지 격차가 상당했다. 증권사별로 ▲메리츠증권 16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 21만2000원 ▲IBK투자증권 24만원 ▲유안타증권 29만6000원 ▲하나금융투자 38만원으로 예상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따상 이상의 주가를 기록한 경험과 BTS가 각광받는 시점에 빅히트의 IPO플랜이 진행됐던 만큼 이익추정이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부분이 있다"며 "엔터 업체의 평균 주가 멀티플인 40배를 빅히트에 적용하면 적정주가는 16만원 수준인데 IPO에 대한 버블로 인해 조금 높은 가격들이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엔터주의 분위기가 빅히트 추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날 SM은 전 거래일 대비 2300원(6.73%) 떨어진 3만1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JYP는 전장보다 1900원(5.29%) 내린 3만4050원에, YG는 600원(9.06%) 하락한 6020원에 장을 마치면서 엔터 3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엔터 3사는 빅히트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지난달까지 상승세를 탔다. 실제로 SM·JYP·YG의 합산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44.9% 증가한 2조9879억원까지 확대됐다. 주가 부분에서도 SM과 JYP는 지난달 8일 각각 3만3900원, 4만245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빅히트가 실제 상장 절차에 돌입하자 엔터3사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2일 1385원이던 YG주가는 지난 달 29일 8370원으로 504.3%(6985원) 급증했지만, 빅히트 청약 당일인 이번 달 5~6일 20.56% 급감하면서 6710원까지 떨어졌다.


JYP주가도 1월 2일 2만4100원 수준에서 지난달 8일 4만245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경신한 뒤 이번 달 12일 3만4900원까지 떨어지면서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였던 빅히트에 대한 상장 기대를 선반영해 주가가 동반상승했지만, 상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터주는 예측할 수 없는 외부 환경 변수와 특정 소속 연예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단점과 투자심리가 연예인 관련 루머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제한이 뚜렷한 종목"이라며 "이 같은 엔터주의 한계가 빅히트의 당일 주가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 만큼 추가 조정장세가 나타날 경우 동반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IPO로 유입된 9000억원 규모의 금액이 사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특히 위버스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는데, 팬덤이 확장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큰 수준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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