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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열풍' 남의 일...IPO 부익부 빈익빈 심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10.14 05:00 수정 2020.10.13 17:06

9월 이후 상장 종목 중 절반이 공모가 하회...비비씨 30%↓

노브메타마 등 상장 철회...“내년 대어급 공모규모 15조원”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IPO 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공모주 내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한국투자증권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IPO 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공모주 내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한국투자증권

올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한 대어급 기업공개(IPO)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모주 청약 흥행에 성공한 반면,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가들을 끌어 모으지 못해 상장 계획을 접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종목(스팩·재상장 제외)은 넥스틴 등 10개다. 이 중 전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5개로 카카오게임즈(104.8%), 비나텍(83.3%) 이오플로우(71.6%),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22.7%), 넥스틴(11.7%)다. 반면 비비씨(-30.9%), 원방테크(17%) 박셀바이오(-17.7%),, 핌스(-12.9%),압타머사이언스(-3.6%) 등 5개 종목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올해 3분기 IPO 시장 공모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3조1968억원에 달한다. 주식시장 활황 속에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회사들이 연이어 IPO를 추진한 덕분이다. 그러나 상장 이후 수익률이 종목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데다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 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IPO 일정을 전면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주관사와 협의 하에 청약 등 잔여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브메타파마는 2015년 10월 코넥스 시장에 입성한 뒤 지난 8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또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에는 선박 기자재 업체인 파나시아와 미생물 진단 기업 퀀타매트릭스가 각각 21일과 23일 상장 철회를 선언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IPO 일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빅히트의 수요예측으로 인해 다른 기업들은 기관들의 관심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퀀타매트릭스는 “수요예측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증시침체 여파로 상장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21~22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상장을 미뤘다. 앞서 파나시아도 지난 17~1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공모가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후 21일 IPO 일정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장비 회사 넥스틴도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30.25대 1이라는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바이오기업인 박셀바이오 역시 기관 경쟁률에서 94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1000대 1 경쟁률을 넘어선 종목들이 잇따랐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상장 초기 관심이 과열됐다가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첫날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이후 기관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2537억원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4만9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청약 당시 58조원을 끌어 모아 ‘따상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이틀째 상한가)’을 기록해 8만11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상장 기업들이 시초가 대비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IPO 공모 시장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 등으로 높은 시초가가 형성됐고, 시초가 형성 이후 유통물량의 수익 실현 등에 따른 수급으로 인해 주가 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했던 공모주 투자에 대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실망감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공모 시장의 유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IR 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어느 정도 과열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대어급 IPO의 경우 수익성이 보장돼 있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강하다”고 했다.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은 이미 장외시장에서 상장 후 추정되는 기업가치를 넘어섰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되는 대어급 업체들의 공모 규모를 감안했을 때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참여와 유동성 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내년 상장 목표 중인 업체 중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6개 업체의 총 기업가치는 약 78조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예상 공모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한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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