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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 늦었지만 괜찮아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0.10.13 13:06 수정 2020.10.13 13:07


장봉식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장 ⓒ데일리안 장봉식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장 ⓒ데일리안

국립공원 마다 제각기의 특성과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태백산만큼 생태, 역사문화, 지질 등 다양한 가치를 두루 갖춘 국립공원은 흔치 않을 것이다. 태백산에는 멸종위기종 25종, 천연기념물 11종을 비롯한 총 2794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능선부에는 야생화 군락지와 주목 군락지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상고시대부터 이어진 천제 문화와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는 태백산의 인문학적 가치를 대표한다. 또한 다양한 지질학적 특성으로 곳곳에서 뛰어난 지질 경관이 연출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왜 늦어졌을까? 태백산 일대에 매장된 다양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은 근대산업의 기반이 되었고, 이러한 산업환경으로 태백산의 보전가치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1989년 천제단 중심의 17.44㎢ 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전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 다행이었다.


1980년대 말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으로 탄광 대부분이 폐광되면서 지역경제는 급격히 추락하였다. 다양한 지원정책에도 경제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대안으로 대두된 관광산업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침체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염원과 보전가치에 대한 국민적 정서 확산 등이 어우러져 2016년 태백산국립공원이 지정된 것이다.


우수한 보유 가치에 비해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지역 내 국립공원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국립공원다운 태백산으로 거듭나기를 위해서는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민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태백산국립공원은 그간 광산 개발과 무분별한 행위 등으로 훼손된 곳들을 복원하여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고, 탐방객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탐방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태백산의 상징인 천제단의‘기원(祈願)’문화와 한강의 첫물 검룡소의‘발원(發源)’그리고 고원지대 야생화 군락지인‘천상의 화원(花園)’등‘태백산 3원’의 가치와 함께 탄광산업의 역사, 광부들의 삶, 애환 등을 인문학적 자원으로 개발하여 널리 홍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의 요구와 국민적 트렌드를 반영하여 태백산만의 차별화된 탐방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 일환으로 현재 야영장과 하늘탐방로 전망대를 연계한 체류형 생태체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국립공원 지정의 의미와 필요성을 이해하고 태백산의 보전가치 증진을 위해 국립공원과 동반자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잘 보전된 태백산의 모습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부합하는 국립공원의 탐방인프라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가치임을 인식하며 국립공원과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의 공원관리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겨울산으로서의 이미지로 태백산 탐방객의 45%가 1~2월에 집중된다.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취사, 흡연 등 겨울철의 불건전 탐방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탐방객도 국립공원의 중요 구성원인 만큼,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건전한 탐방문화 정착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지난 10월 3일 태백산에서는 단기 4353년‘태백산 천제’가 봉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과 국립공원을 축으로 한 지역사회 발전이 발원의 핵심이었다.


태백산국립공원 소장으로서 국립공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는 사뭇 무겁게 다가오지만, 지역의 현안과 염원을 가슴깊이 되새기며 국립공원이 지역의 브랜드 가치 증진과 경제 회복을 위한 핵심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더불어 태백산국립공원의 정착 사례가 향후 새롭게 지정될 국립공원들의 귀감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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