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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기정과 이낙연 어떻게 하나?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0.13 08:00 수정 2020.10.12 17:07

적폐(積弊). 현 집권자는 전(前) 정부 일을 정치적 용어로 재단

정의(正義)의 문제, 공정(公正)의 문제, 미래(未來)가 걸린 일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 범죄자의 심리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은 어떤 비리(非理)가 발생하면 ‘저 사람(회사)는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을까?’ 이런 궁금증과 두려움이 섞인 마음을 갖는다. 그러면서 ‘비리의 생애 사이클’을 지켜본다.


1. 비리에 관한 언론 보도: 바로 비리의 탄생이다. 언론이 불신을 받고 있지만, 본연의 ‘환경감시 기능’(Surveillance of the environment)은 불변이다.


2. 수사: 강제력을 가진 검찰이나 경찰이 비리에 관해 진위 여부를 조사한다.


3. 수사 결과 발표나 보도: 큰 비리일 경우 거의 매일 아니면 일련의 조사가 끝나면서 언론의 보도나 조사기관의 통보가 따른다.


4. 재판: 이제 비리는 성장을 멈추고 감별(鑑別) 결과를 기다린다.


5. 국민 평가: 국민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나 결과를 보고 동정도 하고 분노도 느끼면서 점수를 매긴다.


이런 사이클에 익숙해진 국민들은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같은 법률이, 같은 수준으로 적용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훨씬 안전하고 믿을만한 세상이라고 여기면서 일상(日常)을 이어간다.


그런데 2017년 중반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이 믿음이 점차 깨지고 있다. ‘비리의 생애 사이클’이 잘 작동되지 않는 가상(假想)이 속속 현실이 되고 있다. 19대 대통령(2017.5.10 취임)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뒤 지켜지고 있는 단 하나의 공약(公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실현을 보고 있다.


조국, 윤미향 사건이 그렇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13명이 기소된 뒤 어디 달나라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지 감감 무소식이다. 여기에 추미애 관련 건과 라임(LIME)펀드, 옵티머스(OPTIMUS)펀드 수사도 정상 궤도를 벗어난 기미가 확연하다.


모두 억지로 하는 모습이다. 공부도 그렇지만 마지못해 하는 수사가 무슨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러다가 “내가 수사하겠다”고 은퇴한 수사관이나 사설 탐정(探偵)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설까 두렵다.


‘비리의 생애 사이클’ 가설(假說)에 따르면 이 사이클이 정상적으로 가동 돼야, 국민들이 비리에 거리를 두고 생업(生業)에 전념할 수 있다고 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테스형(兄)’의 가르침은 기원전 일이라고 치자.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보리죽 먹던 시절 또 중남미 국가의 푸념이라고 간주하자.


그러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있는 법을 지켜 달라’고 제 몸을 불살랐던 이야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로남불”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식상하긴 했지만, 이 정부 들어서 식상해졌다. 그 전에는 이런 지적을 다들 무서워했다.


적폐(積弊). 현 집권자는 전(前) 정부의 일들을 늘 그런 정치적 용어로 재단해왔다. 그리고는 되풀이 하거나 확대 재생산해 왔다.


지금까지 본 바로는 현 문재인 행정부와 여당도 그렇다. 지금 ‘그냥’ 지나가는 일들이 비리 생애 사이클의 어느 단계에 해당되는지 눈금은 다르지만, 다 기억되고 기록되고 축적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목하 진행중인 일들이 여야(與野)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正義)의 문제요 공정(公正)의 문제, 미래(未來)가 걸린 일이라고 믿는다. 미래는 우리 자식들이 사는 세상이다.


다음 정권을 누가 맡더라도 ‘이런 문제들을 그냥 덮고 가기야 하겠냐’고 믿고 있다.


이미 1년 전에 터진 ‘라임(LIME)사태’와 관련해 지난 8일 법정에서 무서운 증언이 나왔다. 라임사태의 주범인 김봉현(46.구속)은 ‘로비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쓴다’는 소문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작년 7월5000만원의 로비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강 전 수석은 “완전 사기”라고 주장한다.


또 하나의 ‘사태’ 옵티머스(OPTIMUS)와 관련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총선 당시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76만원)받았다는 의혹이 지난주 제기됐다. 이 대표 측은 “복합기를 빌려 준 당사자가 옵티머스 관련 업체(트러스트올)라는 사실을 어제(6일) 처음 알았고, 선관위 지침에 따라 정산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관위가 조사를 한 뒤 처리를 하겠지만, 이런 일은 사실 조사할 것도 없다.


이런 사안으로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회계책임자가 처벌받은 사례나 판례가 많아 AI(인공지능)한테 맡겨도 될 정도이다.


이 복합기 지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이낙연 대표 뿐 만 아니라 여당 내에, 아니면 야당 내에도 다른 은밀한 지원이나 거래 혹은 ‘사태의 은폐’ 등에 관련된 인사들은 없는지도 밝혀지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터무니없는 바람’을 ‘턱(택)도 없다’고 말한다. 한번 생각해 보라. 사람 얼굴에서 턱이 없으면 얼마나 흉하고 이상할지. 나라도 그렇다. 정의와 공정, 미래가 없으면 그 모습이 얼마나 흉하고 이상하겠는가.


ⓒ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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