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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퇴장에 기관 오버행까지…공모주 열풍 급랭하나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10.08 05:00 수정 2020.10.08 00:06

'따상' SK바이오팜 주가 47%↓, 카카오게임즈 최고가 대비 39%↓

기관 의무보유 물량 출회로 주가에 악영향, 공모주 침체 부작용↑

빅히트가 상장 초반에만 반짝 상승을 했다가 급락한 이전 대어급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픽사베이 빅히트가 상장 초반에만 반짝 상승을 했다가 급락한 이전 대어급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픽사베이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의 잇단 흥행 광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의무 보유 물량이 대거 풀릴때마다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가격 거품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빅히트를 이을 대어급이 전무하다는 것도 공모주 시장 열풍을 급속도로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빅히트의 청약 성적은 역대 최고인 카카오게임즈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을 뛰어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 6일 빅히트의 공모주 청약 마감한 결과 통합 경쟁률은 606.97대1로 집계됐고, 증거금은 58조4236억원에 이른다.


빅히트는 기대에 맞먹는 청약 결과로 상장 첫날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처럼 상한가로 장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앞서 SK바이오팜이 상장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가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배경에 따른 것이다.


빅히트가 상장 첫날 상한가에 오른다는 것을 가정하면 1주에 공모가 13만5000원의 160%인 약 21만6000원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이러한 기대감에 증권사들도 덩달아 빅히트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하나금융투자가 38만원을 제시한데 이어 유안타증권(29만6000원), IBK투자증권(24만원), 메리츠증권(16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빅히트의 공모가가 SK바이오팜(4만9000원),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에 비해 높은 13만5000원이라는 점에서 상한가 근접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오히려 빅히트가 상장 초반에만 반짝 상승을 했다가 급락한 이전 대어급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일 전장대비 2500원(1.77%) 상승한 1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전장대비 10.22% 하락했다가 하루만에 반등했지만 지난 7월 7일 최고가(26만9500원) 대비 46.8%나 하락한 수준이다. SK바이오팜 주가가 5일 10% 넘게 빠진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170만5534주가 3개월간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서 매도 물량 출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관은 이날 56만주 가까이 팔아치웠는데 이는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앞서 상장 직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고공비행을 이어가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이날 전장대비 200원(0.37%) 오른 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시 의무보유확약 내역에 따르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중 55.7%가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최고점을 찍은 지난달 14일(8만9100원) 대비 38.8%나 빠진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공모주들의 따상분위기에 편승하려고 경쟁적으로 들어갔다가 매도할 시점을 놓쳐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기관들의 오버행 이슈도 주가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빅히트도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인 1개월이 지난 후에는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빅히트의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43.9%인데 1개월 확약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가 하락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열기와 함께 거품 논란이 지속되면서 공모주 열풍이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히트를 잇는 대어급 공모주 출현이 당분간 전무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내년에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조단위 대어급 공모주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장세가 다시 펼쳐질지가 관전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에도 조단위 대어급 공모주들의 증시 입성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공모주 시장에 대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장하는 조단위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합쳐서 약 78조원에 달하고 공모규모만 약 1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내년도 공모시장에 대한 시장의 유동성은 더욱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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