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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억을 현금으로?…현금부자들의 거침없는 아파트 매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입력 2020.10.07 06:00 수정 2020.10.06 16:46

한남더힐, 77억5000만원 실거래…전세 껴도 40억 가량 현금 필요해

현금부자, 규제 무풍지대…“부동산 시장 양극화 더욱 심화될 것”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더힐' 전경. ⓒ뉴시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더힐' 전경. ⓒ뉴시스

용산구 한남동에서 77억5000만원짜리 신고가가 등장해 주택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고가아파트를 타깃으로 한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규제 영향권 밖에 있는 현금 부자들의 부동산 거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3.64㎡가 지난달 7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은 복층으로 현재 78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정확한 거래방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가아파트의 대출규제가 차단된 상황에서 70억원이 넘는 현금을 동원해야 하는 매매가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2·16 대책 이후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전세를 낀 매매라는 가정을 해도 현재 시세를 감안했을 때 약 4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남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다른 곳들과는 달리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실거래가 이외에 자세한 계약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지역 초고가 주택의 경우 대출규제 때문에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전세든 매매든 문의 수요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정부, 규제로 시장 틀어막았지만…현금부자 앞에선 ‘힘 못 써’


한남동 뿐만 아니라 최근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도 40억~50억원 대의 실거래가가 나오면서, 초고가 주택을 정조준 한 정부의 규제는 실제로 현금부자들에겐 무용지물이라는 게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82건(10월6일 기준)으로, 지난해 9월(7021건)과 비교하면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상당한 현금이 동원돼야 하는 초고가 주택의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금력 있는 수요가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하는 분위기다”며 “특히 초고가 주택의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한정적이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에선 주택거래허가제를 하지 않는 이상 현금부자들의 주택 매매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그렇다고 대출규제를 풀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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