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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각종 규제까지…벼랑 끝 몰린 ‘프랜차이즈’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10.06 07:00 수정 2020.10.05 16:32

공정위, 가맹사업법 개정안...판촉 동의제 도입키로

가맹점주 70% 동의해야 할인 행사 시행 가능

업계, 잇단 악재 속 산업 위축 우려

애슐리 매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랜드잇츠 애슐리 매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랜드잇츠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프랜차이즈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처지에 우후죽순 쏟아지는 규제 강화 정책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23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11월9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가맹점 부담으로 광고·판촉 행사를 하려면 사전에 일정 비율 이상의 가맹사업자로부터 의무적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행법은 가맹본부가 먼저 광고·판촉을 한 후 비용 집행 내역을 가맹점에 사후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로부터 받아야 하는 동의율은 추후 법 시행령을 제정할 때 정할 예정이지만, 공정위는 70%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가맹점주 피해 방지 차원이라는 점에서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규제로 인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전 동의를 얻는 시간 등으로 광고·판촉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마케팅 활동이 어려워지면 결국 매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마케팅이라는 게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필요한 시점에 가맹점주들의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받기란 쉽지가 않다”며 “본부는 장시간 공을 들여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길 원하는데 가맹점은 단기적 손실에 주안점을 둬서 둘 사이 입장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본부에서 광고·판촉비를 쓰고 난 후에 ‘투명하게 썼다’ 라는 것을 전부 공개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사전에 전부 동의를 받으라는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결여돼 보인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성장동력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폐점이 줄을 잇고 있다. 높은 임대료에 최저임금 인상이 지속되는 등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견딜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달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외식 운영 형태별 현황 및 특성·성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폐점한 외식업 가맹점은 연평균 약 1만7000개로, 전체 평균인 1만1000개를 상회했다.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 19가 지속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외식업계는 매장을 대폭 축소하고, 배달 체제로 전환하는 등 다방면의 수익구조를 모색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전례 없는 위기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를 매물로 내놓았고, TS푸드앤시스템은 미국에서 들여온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파이스'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주목받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매각설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 취지는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고 일부 공감하지만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업계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별한 날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소비자들에게 서비스 겸 브랜드 상기와 신규 소비자 유치 차원에서 진행돼 오던 마케팅에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미 이런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지만 몸집이 작은 신생 프랜차이즈 본사 일수록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고 브랜드를 알리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개정안의 경우 가맹점과 상생하고자 하는 본부의 노력을 배제하고 가맹점과 둘로 나눠 보는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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