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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 추미애에 의한, 추미애를 위한 검찰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9.25 05:00 수정 2020.09.24 15:04

윤석열 장모, 나경원 자녀 의혹 수사는 캐비닛에서 꺼내 하고

해야 할 권력 비리는 묻은 채 추미애 아들 건은 ‘모범답안’대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야당 의원이 ‘장관님’을 세 번 불러도 그 장관이 대답을 안했다고 하니 할 말 다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정회 후 마이크가 꺼진 줄로 알고 그 의원에 대해 “어이가 없다. 저 사람은 검사 안하고 국회의원하길 참 잘했다. 사람 여럿 잡을 뻔했어. 호호호”라고 한 말이 크게 보도돼 또다시 (지난번의 ‘소설 쓰시네’에 이어) 망신을 당했으므로 그 의원과 말을 섞기가 껄끄럽긴 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한 나라의 장관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부름을 그토록 오만하게 싹 무시해 버려도 되는 것인가?


추미애는 그 의원이 앉아 있었던 자리에서 얼마 전까지 20년 이상 장관 등을 대상으로 호통 치던 5선 국회의원이었다. 국회의원 추미애에게 어떤 장관이 “판사 그만두고 국회의원하길 잘했다. 사람 여럿 잡을 뻔했어. 하하하”라고 ‘뒷담화’를 하고 그녀가 그 장관에게 다음날 국정 질문을 위해 ‘장관님’이라고 세 번 불렀어도 대답을 안했다면, 아마 그 회의장은 (그녀의 성정으로 미루어) 뒤집어졌을 것이다.


여기서 추미애의 ‘뒷담화’를 이끌어낸 신임 국방부장관 서욱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다. 그가 추미애 아들 의혹 당사 기관인 국방부를 맡게 된 사람이라 더욱 그렇다. 새로 장관이 된 사람이고, 병사들의 병가 관련 부처 장관이며, 그녀의 옆 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선임’ 장관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긴 했겠지만, “많이 불편하시지요?”라고 한 건 육사 출신답지 않은 아부 발언이었다. 그는 또 하필이면, 광주 사람이다.


장관 추미애의 막가는 오만은, 시장의 장삼이사(張三李四, 중국에서 가장 흔한 장씨의 셋째아들과 이씨의 넷째아들이란 뜻으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이름)도 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대통령 문재인이 최근 어떤 회의장에 일부러 그녀와 함께 입장하는 사진 찍기 기회를 언론에 제공하는 등 ‘추미애 장관 아들 특혜 군 복무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그녀를 경질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확실히 하고, 그에 따라 집권당과 친문 세력이 일제히 강공책으로 선회한 데서 힘입은 것일 게다.


여론조사라는 것이 비록 지난 4.15 총선에서 맞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 사실로 결과가 나타남으로써 요새 신뢰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측면은 있지만, 추미애 의혹 확산에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듯 대통령과 집권당 지지도가 소폭 반등하고 있는 것 또한 추미애와 문빠들의 기를 살려 주는 것도 같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소위 ‘결집한’ 정권 지지 세력의 ‘작전’이 집중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떤 이슈에 관한 국민의 의견이나 호오(好惡)가 일주일 사이에 그토록 쉽게 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만들어진 것이든 실제 민심이든, 그런 수치에 고무된 집권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조직으로 전락한 ‘추미애 검찰’의 요즘 행태를 보노라면 분노는 이제 사치스런 감정이 되어 버렸다. 그들이 너무 딱하고 우리는 너무 서글프다.


추미애 아들 서 일병 특혜 휴가 의혹 고발 건 수사를 서울동부지검에서 8개월 동안 뭉개다 얼마 전부터(위에서 작성한 ‘모범답안’이 확정되자) 돌연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아들도 소환하고 문제의 청탁 보좌관도 불러 조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에 없는 일을 하면 어쩐지 부자연스럽기 마련이다. 아들 집을 압수수색했다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이 압수수색 계획을 미리 알려 방송 카메라 등이 동행 취재를 하도록 하는 건 모종의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 작년 조국 사태 때의 윤석열 검찰이 그렇게 함으로써 집권 세력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검찰이 대개 숨긴다. 기습적 밀행에 의한 충분한 증거 확보를 위해서다.


그런데 이번엔 사후에 친절하게 알렸다. 언론이 묻지도 않았는데, 과연 무엇 때문인가? 제발 물어 주기를 기다렸지만, 수사의 진정성을 믿어 주지 않고 있는 언론이 묻질 않으니 자기 머리를 자기가 깎은 것이다. ‘해야 할 수사를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선전하고 싶었던 것이었으나 관계자 소환 조사를 마친 다음에 하는 압수 수색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히려 짜 맞추기 수사를 위한 증거 확보(만들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수작이다.


국민이 해주길 바라는 건, 8개월 동안 하는 둥 마는 둥 하다 그나마 모든 수사반 검사들과 지휘관을 더욱 추미애 편으로 재편성한 동부지검의 수사는 그 결과가 보나마나이기에 독립적인 특임검사나 특별수사단을 임명해 진짜 수사를 하라는 것이다. 이건 추미애나 정권이나 절대로 들어줄 수가 없는 요구이다.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미애 검찰은 또 검찰총장 윤석열 장모와 지난해 ‘조국대전’에서 보수당 장수로 활약했던 당시 원내대표 나경원 자녀 특혜 의혹 수사도 갑자기 다시 하고 있다. 둘 다 이미 결론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더 캐봐야 나올 것이 없으니 수사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있었던 고발 건인데, 추미애 아들 의혹이 확산되자 그 물타기 용도로 여당 의원이 ‘그 수사들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묻고 그에 대해 장관이 헛웃음을 지으며 ‘(윤석열의 수사) 의지가 없다’고 답함으로써 그녀의 충견이 지검장으로 있는 곳에서 ‘그럼 우리가 뭔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야당 의원도 법적으로 잘못이 있거나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 있으면 사과는 물론 의원직 사퇴를 해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전 의원(엊그제 짐이 되지 않겠다며 탈당을 했다) 박덕흠의 이해 충돌 의혹에 대해 이 당이 보인 자세에 이해가 안 가고 실망스러운 점이 많다. 건설회사를 여럿 가진 사람이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을 했으면 의혹 사실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전에 일단 국민들에게 유감 표명을 했어야 했고, 신속하게 진실을 가리는 작업에 착수했어야 했다.


나경원 자녀의 특혜, 비리 의혹은 조국 사태 때 거의 해명이 된 일이다. ‘우리 편’ 논리로서가 아니라, 조국 딸에 비하면 중대한(입시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도 아니거니와 그 자녀의 우수한 성적을 입증하는 자료도 제출이 됐었다. 조국을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권에 치명상을 입히는 싸움을 선도하는 야당 의원의 자녀라, 역시 물타기 목적으로, 고발된 의혹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수사를 이제 와서 또 하겠다고 하니 이 검찰이 진정 국민의 검찰인지 다수 국민들은 묻고 싶어 한다.


윤석열 장모 건은 더욱 그 동업자 고발인이 오히려 협박죄 등으로 징역을 살고 무고죄 구속 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으나 대법원에서 벌금형도 확정된 사건이라 추미애 아들 의혹을 희석시키면서 벌써 식물이 다 된 윤석열을 더욱 궁지에 몰기 위한 재수사라는 지적을 받는다. 장관 추미애는 지난 7월 윤석열과 싸우던 와중에 국회에서 장모 관련 자료를 (일부러?) 휴대전화로 보다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된 사실도 있다.


윤석열이 관여하지 않은 처가 일이라고는 하더라도, 또 사실이 아닌 음해 고발이라고 하더라도, 장모가 가짜 은행 잔고증명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행위를 했다는 건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죄가 있다면 처가 사람들이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이미 과거에 수사를 해서 고발인이 역으로 처벌 받은 사건을 같은 검찰에서 또 수사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검찰은 이와 달리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비롯한 권력 비리 건들은 어느 때부터인가 일제히 손을 놓고 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다수 국민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사는 아예 안하거나 반대 결론을 미리 내서 하고 있고, 안 해도 될, 이미 유무죄 여부가 판가름 나 있는 수사는 다시 캐비닛에서 꺼내 하고 있으니 그 모습이 딱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


권력의, 권력에 의한, 권력을 위한 검찰... 추미애의, 추미애에 의한, 추미애를 위한 검찰을 우리는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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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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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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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순
  • 마이크로 2020.09.26  12:07
    검찰 개혁 추미애 장관이 흔들림없이 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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