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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한국 호랑이의 부활을 꿈꾸며…포산 김태형 화백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9.17 10:04 수정 2020.09.17 10:05

기다림(2015) ⓒ갤러리K 제공 기다림(2015) ⓒ갤러리K 제공

호랑이는 착하고도 성스럽고, 문채롭고도 싸움 잘하고, 인자롭고서도 효성스럽고, 슬기롭고도 어질고, 엉큼스럽고도 날래고, 세차고도 사납기가 그야말로 천하에 대적할 자 없다. 연암 박지원의 말이다.

김태형 화백의 작품은 한국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렸을 때 동물원에서 호랑이만 지켜봤고 꿈에서도 호랑이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호랑이에 대한 남다른 끌림으로 작품의 테마를 호랑이로 잡게 됐다.

작가는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질 만큼 한반도에는 호랑이의 개체 수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 호랑이는 이제 기억에서조차 잊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를 잊지 않기 위해 한국 호랑이의 기억을 ‘그림으로’ 떠올린다. “많은 이들에게 한반도에 서식했던 호랑이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개체 보호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호랑이를 화폭에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포효, 그리고.. 비상(2017) ⓒ갤러리K 제공 포효, 그리고.. 비상(2017) ⓒ갤러리K 제공

많은 이들의 기억에 각인된 김태형 화백의 그림은 제38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포효, 그리고.. 비상’이다. 포효하는 호랑이의 모습이 마치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용과 같이 표현되어 자연스레 심장을 뛰게 하는 마력이 있다.

사실적 묘사를 통해서 그려낸 김태형 화백의 호랑이 그림들은 때로는 인자한 모습을 때로는 사나운 모습을 때로는 세차고도 사나운 모습을 보여준다. 호랑이가 오랜 세월 한국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역동적이면서도 인정 많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서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의 성향을 잘 대변해 주는 가장 익숙한 동물이라는 작가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있다.

김태형 화백 ⓒ 김태형 화백 ⓒ

김태형 화백의 호랑이 그림은 화폭에서 살아 숨 쉬는 듯 생동감이 넘치지만, 극사실화는 아니다. 추운 지방에 서식하며 눈이 오면 활동성이 높아지는 호랑이를 보기 위해 눈이 내리는 날이면 대공원의 호랑이를 보러 달려갈 만큼, 동물원을 자주 가다 보니 호랑이와 교감을 주고받을 때도 있다는 김 화백이지만 단순히 호랑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작가의 심상에서 재해석된 온화하고 친근한 모습의 호랑이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를 위해 목탄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에 관한 연구로 표현의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김 화백은 호랑이 그림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연구해온 기법을 통해 한국 호랑이를 담아내며 호랑이의 용맹함과 성스러움, 인자하고도 효성스러운 좋은 기운을 느낀다”고 얘기한다. 그래선지 김 화백의 작품들 속에서 호랑이는 사나운 맹수가 아닌 왠지 정감 가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호랑이의 사나운 모습은 우리가 그 기운에 눌릴 수 있기에 친근하면서도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그린다”고 밝혔다.


포효하다#3(2016) ⓒ갤러리K 제공 포효하다#3(2016) ⓒ갤러리K 제공

김태형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 호랑이가 화폭 속에 살아있듯 한반도 험준한 산맥 어딘가에서 포효하고 있으리라는 기대가 마음속에 자란다. 꿈을 심는 예술이다.

포산 김태형 화백/ 1978년생. 국제 앙드레 말로 협회 AIAM 회원, 대한민국 현대 문화 미술협회 정회원 및 추천작가, 한국 현대미술 작가 연합회 정회원, 한국 현대미술 작가 연합회 서양화 분과 부위원장, 도쿄 국제 아트페스타 우수상,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한민국 평화미술대축전 우수작가상, 제39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2018), 도쿄 국제공모전 특선(일본), 제38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대상(2017), 세계예술가 연합총회 한국본부 교육지도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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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범준 갤러리K 아트딜러 jjuni03@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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