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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 김광현, 예견됐던 최정상급 커맨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9.15 10:34 수정 2020.09.15 10:34

밀워키전, 빅리그 데뷔 후 가장 긴 7이닝 소화

묵직한 구위에 커맨드 동반된 투구 돋보여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 ⓒ 뉴시스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 ⓒ 뉴시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15일(한국시간),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밀워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정규 이닝인 7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 투수가 되는데 실패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0.83에서 0.63까지 끌어내린 김광현이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8회 승부치기서 1점을 먼저 냈으나 8회말 2실점하며 더블헤더 1차전을 패했다.


올 시즌 불펜에서 시작한 김광현은 2경기 만에 선발 한 자리를 꿰찼고 이후 특급 피칭을 이어가는 중이다.


선발 등판 첫 경기였던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3.2이닝(1실점)으로 몸만 풀었고 이후 4경기 연속 비자책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이날 밀워키전에서는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얻고 있음을 증명해냈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 구속 93마일(149km)에 달하는 커터성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일주일 전 갑작스런 부상을 겪었던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구위였다.


구위만큼 대단했던 부분은 역시나 커맨드였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을 수 있는 컨트롤, 즉 제구와 달리 상위 개념인 커맨드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을 말한다.


김광현은 3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위력 넘치는 공은 밀워키 타자들을 압도했고 유인구에 속지 않았을 때 볼넷이 나올 뿐이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1회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후속 타자 라이언 브론을 상대로 최대한 공을 낮게 깔아 삼진을 유도했고 득점권 위기였던 4회와 6회에도 땅볼 유도 능력을 꺼내들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김광현 KBO리그 마지막 5년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김광현 KBO리그 마지막 5년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사실 김광현의 향상된 커맨드는 이미 KBO리그 시절부터 돋보이던 현상이었다. 김광현은 KBO리그 데뷔 후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겪고 있었으나 2017년 토미 존 수술 후 투구폼 교정에 나섰고, 이를 기점으로 컨트롤이 동반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실제로 김광현은 수술 전이었던 2016년까지 9이닝당 볼넷이 매년 3~4개를 넘나들었으나 수술 후에는 1점대 진입했다. 무엇보다 볼넷과 삼진 비율이 빅리그 진출 직전 2년간 4점대로 크게 상승, 제구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롭게 얻은 능력치는 메이저리그 첫해인 올 시즌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다만 빅리그 타자들이 KBO리그 시절과 달리 유인구에 덜 속는 터라 볼넷 개수가 늘어났으나 이를 흔들리는 제구 탓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커맨드를 장착한 김광현이 향후 등판에서도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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