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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발주 가뭄에 곳간도 줄어…막판 수주 관심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9.13 06:00 수정 2020.09.11 17:28

1~8월 발주 전년비 54% 급감…올해 수주 예상치 미달 전망

신규수주 저조로 수주잔량 '비상'…내년부터 매출감소 불가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선사들이 극심한 '일감난'에 시달리고 있다. 건조 선박이 나가는 만큼 신규 선박으로 채워야 하지만 속도가 더딘 탓에 곳간 역시 빠르게 비는 상황이다.


조선사들은 올 하반기 예상되는 주요 프로젝트를 수주한다 하더라도 연내 목표치를 채우기 힘들 것으로 본다. 신규 수주는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는 구조조정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발주량은 81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올해 발주 예상치인 1420만CGT에도 미달할 전망이다. 이는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2009년 1756만CGT 보다 19.1% 적은 수치다. 역대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은 2016년 1381만CGT 보다는 겨우 2.8% 많다.


급격한 발주 감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조선 시장 내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된 영향이 크다. 실제 국내 조선사들이 8월까지 수주한 신규 수주량은 239만CGT로 전년 동기 보다 53.8% 급감했다.


대부분의 선종 발주가 감소한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는 8월 누계 기준 77만CGT로 전년 동기 보다 70% 급감했으며 초대형 유조선(VLCC) 역시 41%나 감소했다.


인도량에 비해 신규 수주가 저조하다 보니 각 조선사들의 곳간도 빠르게 비고 있다. 8월 말 기준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1915만CGT로 전년 동기 2121만CGT에 비해 9.7% 감소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들은 현재 평균 1년~1년 반 정도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은 8월 말 기준 각각 204억달러, 190억달러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미포·삼호중 포함)은 7월 말 기준 230억달러를 조금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통상 2년~2년 반치 물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올해 수주가 저조한 탓에 타이트한 운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반기 수주 릴레이가 필요하지만 몇몇 프로젝트 외에는 '대어'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조선사들은 우선적으로 LNG선의 토탈이 추진하는 16척 규모의 모잠비크 LNG선 프로젝트가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아틱(Arctic)2 LNG선 건조계약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 중국 등 각국 경제부양정책으로 인프라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일부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신규 수요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


대우조선의 신규수주 금액은 8월 말 기준 15억3000만달러, 삼성중공업은 7억달러다. 정상 조업을 위해서는 연간 최소 70억달러를 수주해야 하지만 얼어붙은 조선 시장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이 정도 수주액을 채울 가능성은 낮다.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최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연말까지 일감을 채우지 못하면 2021년 말부터는 유동성 위기, 고용 불안정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들이 운영하는 설비와 인력을 감안하면 내년 말부터는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조선사들은 유동성 위기, 고용 문제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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