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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에 줄잇는 배당 축소…배당주펀드 자금 썰물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9.08 05:00 수정 2020.09.08 04:33

S-oil·현대차·하나투어 등 올해 중간배당 포기 기업 24.6% 달해

코로나19 이후 배당주펀드서 6개월간 1.8조 이탈 속도 가팔라

최근 기술주 중심으로 성장주들의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당주들은 실적 악화 등으로 배당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데일리안DB 최근 기술주 중심으로 성장주들의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당주들은 실적 악화 등으로 배당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데일리안DB

제로금리 기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배당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배당금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배당금 자체도 예년보다 줄었는데 이른바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최근 기술주 중심으로 성장주의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당주는 실적악화와 맞물리며 주가 부진으로 배당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배당주 펀드에서는 2조원 넘게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펀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 2조168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부터 지난 6개월 동안 1조852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배당주펀드에서의 설정액은 지난 3개월간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는데 1조4180억원의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이는 주식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몰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기준으로 47조3964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31일에는 60조원을 넘어섰는데 최근 공모주 투자 광풍이 일면서 예탁금 잔고액은 하루만에 10조원이 넘게 주는 등 자금 쏠림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성장주와 배당주간의 자금쏠림 양극화가 나타난 배경에는 고배당주들이 잇따라 배당 축소를 발표하고 배당 포기를 선언하면서 성장주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배당을 한 61개사 가운데 올해 배당을 포기한 곳은 15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배당을 포기한 기업의 비중은 24.59%에 이르는 셈이다.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인 에쓰오일(S-Oil)을 비롯해 두산, 롯데지주, SK이노베이션, 현대차, 현대모비스가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6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에쓰오일이나 지난해 947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현대모비스도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66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던 하나투어도 올해 중간배당액은 책정하지 않았다.


올해 현금배당액을 지난해보다 줄인 기업들도 잇따랐다.


KCC의 올해 배당액은 58억원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40억원이나 줄인 규모다. 포스코의 올해 중간배당액은 3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대교 역시 지난해 87억원에서 42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1500억원에서 1458억원으로 감소했고, 삼양옵틱스도 4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당주에서 자금흐름이 이탈하고 모멘텀으로 수급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전에는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 성장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배당주의 소외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성장주와의 괴리율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19일부터 현재까지 성장주가 코스피 대비해 15% 초과 성과를 거두는 동안 배당주는 -20%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주의 상승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그럼에도 다시 소외된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주의 상승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향후에는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주의 상대적 편입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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