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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일까"…국민의힘 진정한 혁신 가늠할 당무감사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9.06 06:00 수정 2020.09.06 03:15

이달 중순부터 전국 원외 당원협의회 위주로 당무감사 시작

'태극기 세력' 불리는 강경 보수 인사들 대대적 물갈이 예상

부작용 없도록 명확한 원칙과 기준 세우는 작업 필수 목소리

당무감사위, 정량평가 비율 상향·당협 자체 평가 방식 도입 고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달부터 시작하는 국민의힘 당무감사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당무감사가 총선 이후 새롭게 선출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의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판단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당원들의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달 중순께 서울과 부산 지역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전국의 모든 시·도당 및 원외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특별당무감사를 실시한다. 1차적으로 원외인사가 당협위원장이거나 공석으로 남아있는 지역이 대상이 된다.


이양희 위원장을 필두로 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의 의미에 대해 당 조직 재정비 차원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당내서는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당내 강경 보수 인사들과 단절하기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이 같은 관측은 당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추구하고 있는 당 혁신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중도로의 확장성을 강조하며 강경 보수 세력과 결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온 바 있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일부 강경 보수 단체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일부 강경 보수 단체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상승세를 달리던 당의 지지율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일부 강경 보수 세력이 주도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계기로, 이들과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당무감사는 각 지역을 담당하는 당협위원장이 중앙당의 비전과 정강정책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어떤 생각과 방향성을 갖고 당원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작업"이라며 "지도부의 가치관과 명확히 배치되는 생각을 가진 인사는 자연스럽게 쇄신 대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무감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선제적으로 세우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기본적으로 기존 사람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을 심는 작업인 만큼 그 판단의 잣대가 불분명하다면 자칫 당내 새로운 분열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앞서 장제원 의원이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누구를 위한 당무감사인지 참 잔인하다"며 "낙선의 아픔을 겪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피의 숙청'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 같은 우려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평가다.


이양희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자료사진) ⓒ뉴시스 이양희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자료사진) ⓒ뉴시스

감사 대상이 될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어차피 태극기 세력을 떨쳐내기 위해서 누군가는 칼자루에서 칼을 뽑아야만 하지 않나, 그 역할을 이번 지도부가 맡은 것 아니겠느냐"며 "다만 '특정인사 찍어내기'로 보이는 모양새 보다는 뚜렷하고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 그 기준에 맞게 조치해야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걱정 어린 시각으로 이번 감사를 바라보는 기류도 분명 존재했다. 또 다른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정당이라는 조직에서 대대적 인사가 이뤄지고 나면 분명 한 쪽 일각서 코드인사입네, 계파인사입네 하는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 당원들 입장에서는 오만가지 카더라가 쏟아지고 있고, 한 마디로 좌불안석이 따로 없다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지도부가 묘수를 발휘해주길 기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이번 감사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예측되는 대구·경북 지역(TK)의 한 현역 의원은 "우리 지역 당원들이야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없다"면서도 "일각에서 현재 원외 147곳과 공석 22곳을 더해 전체 253개 당원협의회의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물갈이를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수치라고 본다. 아무리 지도부가 바뀌었다고 이 정도의 물갈이를 한다는 것은 당원들의 당에 대한 신뢰 여부를 건드리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역의 기류를 의식한 듯 당무감사위는 정량평가 비율을 대폭 상향하고 당협이 자체적으로 운영 상황 등을 평가하는 자체평가 방식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무감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 눈높이에서 당무감사 평가항목과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며 "당무감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 현장감사 실시이전에 당원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당원협의회 운영 상황 등을 직접 평가해 제출하는 자체평가 방식 도입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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