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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저지’ GS칼텍스가 선사한 예상 밖 설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9.05 17:26 수정 2020.09.05 17:29

컵대회 결승서 흥국생명에 3-0 완승 '대반란'

생태계 파괴 우려했던 여자배구판 기대 고조

GS칼텍스 ⓒ KOVO GS칼텍스 ⓒ KOVO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완파하며 여자배구 ‘생태계 파괴’를 저지했다.


GS칼텍스는 5일 제천체육관서 펼쳐진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제압했다.


1세트에서는 최장신 센터(206cm) 러츠가 김연경을 2점으로 묶으며 GS칼텍스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2세트는 러츠가 이재영을, 이소영이 루시아 공격을 막아 뒤집기에 성공한 GS칼텍스가 듀스 접전 끝에 강소휘 공격이 거푸 성공하며 따냈다. 3세트 23-23에서도 강소휘는 연달아 2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강소휘 스파이크로 경기가 끝나자 GS칼텍스 선수들은 격하게 환호했다. 정규리그에 앞서 흥국생명의 공략법을 찾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전문가들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GS칼텍스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흥국생명을 완파했다.


GS칼텍스는 이날 우승으로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MVP는 GS칼텍스 강소휘가 차지했고, 김연경은 MIP에 선정됐다.


차상현 감독의 전략과 GS칼텍스 선수들의 패기가 빛났다.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가 고르게 공격에 성공했다. 국내 최장신 러츠와 문명화(189cm)는 김연경-이재영으로 쏠린 레프트 공격을 막기 위해 악착 같이 블로킹을 시도했다. 이재영을 겨냥한 강력한 서브로 리듬도 깼다. 서브와 블로킹 대결에서도 흥국생명을 앞섰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흥국생명은 이날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면서 효과적인 반격을 하지 못했다.


김연경을 비롯해 이재영-이다영, 그리고 외국인선수까지 보유한 흥국생명의 무실세트 우승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다. 흥국생명은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경기 전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국생명의 우승은 확실해보였다. 관심은 무실세트 우승 달성 여부였다. 전날 현대건설을 3-0 완파한 뒤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박미희 감독의 말은 엄살로 느껴졌다.


김연경 ⓒ 뉴시스 김연경 ⓒ 뉴시스

괜한 걱정이 아니었다. 이재영(17점), 루시아(16), 김연경(13점)의 막강 공격라인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GS칼텍스를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한 채 결승에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믿기지 않은 결과에 관계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컵대회에서 아직까지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박미희 감독도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대회 내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배구 여제’의 위용을 과시했던 김연경의 표정도 굳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만으로도 리그를 위협할 수준인데 외국인선수 보다 더 강한 김연경의 합류는 전력 쏠림 현상을 초래, 팽팽했던 여자배구 구도를 흥국생명 VS 5개팀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2012-13시즌 IBK기업은행이 달성한 여자부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점(승점73) 우승 기록이 8년 만에 깨질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GS칼텍스의 대반란은 김연경 복귀 이상의 새로운 설렘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에 대한 기대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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