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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독식 사태' 변곡점?…통합당, 법사위 돌려받을까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9.01 00:00 수정 2020.08.31 21:14

'원칙 있는 협치' 이낙연, 상임위 재분배 나설까

협상 하더라도 '법사위' 돌려줄 가능성은 작아

통합당의 선택이 협상 방향 결정할 듯

지난 8월 3일 오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8월 3일 오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상임위 독식' 사태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낙연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상임위 재배분을 공식 요구하면서다.


31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상임위 재배분에 대한 통합당 지도부의 '진의'를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협치 카드로 상임위원장 재배분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내놓은 답이다.


이 대표는 "수개월동안 그것 때문에 많은 곡절이 있었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처리해야 될 것이 많은데 곡절을 반복하느라 시간 낭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주 원내대표의 말씀에 담긴 진의가 무엇인지도 파악을 해보고 서로 접점을 찾도록 서둘러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상임위 배분 갈등의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통합당에 되돌려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기존의 민주당 노선에서 이탈할 경우 강성 친문의 반발을 살 것이고, 대권을 연두에 둔 이 대표는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이낙연 대표가 원칙을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건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를 얘기한 것에 기대와 환영을 하면서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을 옹위하는 극렬 친문 세력과 당청 관계에서 민주당과 이낙연 대표가 얼마나 운신의 폭을 가지고 협치할지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한 배경이기도 하다.


'법사위원장' 빼더라도 상임위 돌려받아야 하나
통합당 내 의견도 엇갈려…강경한 초선과 유연한 다선


그렇다면 관건은 통합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사수하려 했던 법사위원장을 이제는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동안 통합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의 독단적 회의 운영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통합당 소속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필요는 커져왔다.


당내 의견을 엇갈리는 모양새다. 첫 협상 당시 '18개 상임위원장 포기' 여론을 이끌었던 다수의 초선 의원들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한 통합당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법사위 없이는 (협상이 힘들 것 같다). 자존심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법사위 없이는 협상 제안을 안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민주당 출신 상임위원장이 모든 상임위를 독식해 "불편한 점은 있지만, 감내해야 하는 것이고 원칙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 역시 "법사위는 정말 마지노선이었다. 그래서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가 의미가 없었던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법사위를 빼고 재배분을 한다는 것은 힘들다. 이런 입장을 이낙연 대표도 너무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국회 운영을 정상화할 시기가 왔다며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나머지라도 다시 되찾아오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통합당 3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상식이다. 이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라며 "체면이나 자존심을 구겨가면서 할 필요는 없지만 회복이 된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제와 법사위원장 자리를 포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법사위를 쟁취하기 위해 전술적 측면에서 했는데, 그 국면은 다 끝났다"며 "다시 되찾아올 기회가 된다면 굳이 마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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