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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판정, 무증상이면 격리 필요 없다는 선동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8.31 08:20 수정 2020.08.31 07:18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 대규모 집회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 대규모 집회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구시에서 30일에 신규 확진자가 30명이 나왔는데 이중에 29명이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 교인이었다. 그리고, 이중에 22명이 8.15 광화문 집회 참석자였다. 이렇게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게서 집단 감염이 나타나다보니 권영진 대구시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수도권발 감염이 우리 지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필요하다면 수도권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사랑의교회 목사를 고발 조치하고 교회를 폐쇄했다. 고발 이유는 거듭된 예배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2차례 대면예배를 실시하면서 명부관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이다.


확진된 광화문 집회 참석자 22명중 21명은 8월 26일 이전 진단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 이후 대구시가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지만 이들은 사랑의교회 대면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확진됐다는 것이다.


광화문 집회에서 감염된 것인지 사랑의교회 예배에서 감염된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그런데 사랑의교회 예배에서 감염됐다고 하기에는 유독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이 집단적으로 감염된 것이 의아하다. 그러므로 광화문 집회 감염의 가능성이 커 보이긴 하지만, 단정할 순 없고 현재로선 광화문 집회와 사랑의교회 예배 모두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사랑의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광화문 집회 감염이라면 예배 참석을 통해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것이고, 사랑의교회 감염이라면 자가격리만 했어도 22명의 감염을 막았을 것이다.


음성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녀도 된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성이라고 괜찮은 것이 아니다. 감염됐어도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을 땐 음성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접촉자들은 음성판정 이후에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재검사에서 음성으로 최종 확인된 후에 사회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사랑의 교회 확진자들은 음성판정 후 자가격리 기간 중에 예배에 참석했다.


바로 이래서 사랑제일교회 측이나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선동이 위험하다고 했던 것이다. 그들은 음성판정 받은 사람에게 정부가 자가격리를 강요한다며 북한 같은 공안탄압이라고 극렬하게 성토했다. 아무 증상도 없는 멀쩡한 사람을 격리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이러니, 음성판정 받고 증상 없으면 자가격리 권고 무시하고 바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선동이 계속 퍼져나가면 앞으로 두고두고 방역의 우환이 될 것이다. 언론이 음성판정 이후에도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알리고, 영향력 있는 사랑제일교회 인사나 보수 유튜버들도 자신들의 주장을 수정해야 한다.


자가격리 기간 중인 교인들을 받아들여 예배를 진행한 사랑의 교회도 문제다.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 22명중 21명은 초기 음성판정 받았지만 1명이 검사를 늦게 받았는데, 바로 그 1명에게서 사랑의교회 예배 때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음성판정이 나왔건 안 나왔건 자가격리 기간에 해당하는 사람들 모두를 예배에 참석시키지 않았다면, 더 나아가 대면예배 자체를 안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그래서 대구시가 교회 측을 고발하고 폐쇄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의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 요청에 호응한 대구시내 교회가 57%라고 보도됐다. 43%는 호응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광주나 다른 지자체에서도 대면예배 강행 소식이 들려온다. 전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초비상시국이다. 조금 더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하는 건 무리인가?


ⓒ

글/하재근 시사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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