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아시아나 매각' 이젠 매듭지을 때…이동걸의 최후통첩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8.21 14:17 수정 2020.08.21 14:42

산업은행, 정몽규 회장에 면담 제안…"아시아나 M&A 종결 희망"

산은, 매각 무산될 경우 대비…채권단 관리체제 '플랜B' 꺼낼 듯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 확인'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에 면담을 제안하면서 어두운 협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의지 확인 등을 위해 최고경영진 간 면담을 공식 제안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HDC현산의 이번 협상에서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즉각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하는 등의 '플랜B'로 전환할 가능성 높다고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가 조속히 종결되길 희망하고, 산은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이 만나 M&A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자"고 밝혔다.


산은의 이번 만남 제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든 포기든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담판을 짓겠다는 최후통첩에 가깝다. 그동안 속도전을 강조하며 어떤 결과로든 빨리 매듭짓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를 감안하면 공식적으로 매각 무산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딜(거래무산)'로 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동걸 회장의 거침없는 스타일을 감안하면 어차피 안 될 협상을 질질 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대표가 협상을 진행하고도 입장차이만 확인한 만큼, 채권단인 산은이 최종 마무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산은이 "계약의 당사자는 금호산업과 HDC현산"이라며 M&A 개입을 자제해왔지만, 협상이 무산되는 쪽으로 흐르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최종 마무리는 우리가 한다'는 주채권은행 역할론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금호산업과 산은에서는 하등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며 HDC현산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계약무산을 가정에 두고 "HDC현산 측이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시장에선 이 회장의 발언을 HDC현산의 결단을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이라기보다 계약 무산에 따른 플랜B에 돌입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산은이 HDC현산에게 전한 제안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만큼 파격적인 금융지원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이 이번에 만나는 이유는 이제 '불확실성 해소'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라며 "더 공방을 벌일 이유도 없고, 시간도 촉박하다는 것을 양쪽 모두 알고 있다. 산은의 이번 제안은 '이제 마무리 지을 때죠?'라는 마지막 만남 요청같은 것이고, 현산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