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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만 14조"…역대급 실적에 증권株 배당 화답?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8.20 05:00 수정 2020.08.19 20:39

증권사 올 상반기 미처분이익잉여금 14조239억원…전년比 12.3%증가

배당수익률 4.47%→5.44%로 상승…전문가 "충당금 적립 여부는 살펴야"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14조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아울러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증권사가 연말 배당확대로 화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안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14조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아울러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증권사가 연말 배당확대로 화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안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배당금 지급을 위해 사내에 쌓아두는 돈인 이익잉여금이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4조원을 넘어선 데다 예상 배당수익률까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반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만큼 증권사들이 실제 배당을 확대해 투자자에게 화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내 57개 증권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4조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4781억원 대비 12.3%(1조5458억원) 늘어난 규모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가운데 사내에 유보한 돈을 의미한다. 연말에 주식배당이나 임원 상여금 등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별로 가장 많은 잉여금을 쌓은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은 올 2분기에만 2조1840억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9298억원보다 13.1%(2542억원) 증가한 규모다.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1조2813억원 대비 20.3%(2613억원) 늘어난 1조5426억원의 잉여금을 쌓았다. 이외에 신한금융투자(1조7044억원), 하나금융투자(1조2161억원) 등이 1조원이 넘는 잉여금을 쌓았다.


이들 증권사가 잉여금을 늘린 건 2분기 호실적의 영향이다. 기업은 매 분기별로 발생하는 순이익 중 일부를 떼어 유보하는 식으로 잉여금을 축적한다. 순이익이 클수록 해당 분기에 반영되는 잉여금 규모도 늘어나는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이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며 큰 폭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는데 특별한 충당금 적립 이슈가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6% 늘어난 3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56.2%, 114.3%씩 늘어난 2958억원, 230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KB증권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0%, 62.7%씩 늘어난 2215억원, 1515억원의 순익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36.9% 증가한 1317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처럼 순이익과 잉여금이 동시에 늘어나자 각 증권사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도 상승했다. 실제로 고배당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증권주는 이익잉여금 증가에 맞춰 배당금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상반기 12조4781억원 수준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던 증권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4.47%로 집계됐다. 지속된 실적 호조로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이 14조3409억원으로 상승하자 배당수익률도 4.99%로 상승했다. 올해들어서는 이미 지난 18일 기준 증권사 평균 배당수익률이 5.44%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말의 4.99%를 0.45%포인트 상회했다. 증권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신증권이 9.35%로 가장 높았고, DB금융투자(6.71%), 이베스트투자증권(6.57%), 현대차증권(6.15%) 등은 6%대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외에 교보증권(5.81%), 메리츠증권(5.71%), 삼성증권(5.61%) 등도 5%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이번 2분기에 리테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둔 호실적은 3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가 넘는 배당수익률에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가져가는 증권사 중 하나인 만큼 올해 배당금액(DPS)은 지난해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실적과 배당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주에 대한 투자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한국금융지주·삼성·메리츠·키움·현대차·KTB투자·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국내 9곳 증권사가 오는 3분기에 1311억3000만원에 달하는 평균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7% 증가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주는 적정 수준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배당주 가운데 하나"라며 "순이익과 동반 상승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을 배당정책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만큼 배당수익을 노린다면 증권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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