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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커덩거리는 ‘페미니스트 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8.21 08:00 수정 2020.08.20 06:00

‘페미니스트 쇼’ 밑천 드러나…같은 연령대 20대 남성들 진작 등 돌려

민주당이 이러면 대통령이라도 달라야…대통령, ‘먼 산 바라보기’쇼 계속

ⓒ청와대 ⓒ청와대

2017년 2월 16일.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페미니스트(Feminist)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여성 차별을 개선하는 공약을 발표한다. 지금 보니 그게 ‘페미니스트 쇼’의 개막이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됐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의 인용 여부를 심리하고 있었다.


대선 후보 지지도 1위 문재인 후보는 그날 육아 환경 개선, 여성에 대한 고용차별 개선,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 그리고 ‘젠더폭력’ 범죄 가중 처벌 등 4가지 정책을 발표한다. 그래서 그는 그해 5월 대선과 그 뒤의 지지층 확보 등에서 “재미 좀 봤다.”


지난 3년 여 견고했던 20대 여성의 지지세가 최근 조사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달 전 7월 셋째주(7/12~7/18) 한국갤럽의 여론 조사를 보면, 2017년 7월 95%를 기록했던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2%로 폭락했다. 전반적인 지지세도 완연한 하락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나름대로 친 여성적인 인사와 정책 등의 발표로 점수를 땄다. 이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 쇼’도 밑천이 드러났다.같은 연령대인 20대 남성들은 진작 등을 돌렸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냐?”할 것만 같다.


지난 총선 후보 영입과 선정 과정에서 ‘페미 쇼’의 실상이 드러났으나, 야당의 한심한 공천과 언행 덕분에 그냥 지나갔다. ‘불행이 위장(僞裝)한 행복’이라면, ‘행복은 위장한 불행’이 되겠다.


총선 압승 속에 숨어있던 불행은 곧 모습을 나타낸다. 7월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을 계기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밤 깊은 숙정문(肅靖門) 산길에서 생을 마감하자, 민주당은 그의 성추행을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빗속에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서울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뭘 기억하겠다는 건가? 말은 페미니스트처럼 하고, 뒤로는 성추행을 계속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말은 시민운동가처럼 하고, 권력을 계속 탐하겠다는 건가?” 시민들은 의아해 했다.


박 시장의 가족들은 조용하게 장례를 치루겠다는데도, 민주당은 장맛비 속에서 또 코로나19의 격리 가운데서도 ‘죽음’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끌고 나왔다. 고인을 애도하고 그의 발자취를 애석해 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조용히 담기 보다는, 2022년 3월 대선(大選)을 염두에 두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당 대표 이해찬은 사과는 커녕, 향후 대책을 묻는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는 기막힌 욕을 내뱉는다.


당이 이러면 대통령이라도 달라야 하는데, 대통령의 ‘먼 산 바라보기’쇼가 계속 된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등 가까운 시도지사의 일탈에 대해서도 ‘어물쩍 거리며 손끝으로 딴 곳 가르치기’가 이어진다. 잘 속아주던 사람들이 달라진다. 7월 14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를 보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20대 여성 80%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대답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정부의 출범을 기뻐하고 기대하던 젊은 여성들은 지금 묻고 있다. 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도 힘든 거였냐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쇼였냐고. 그리고 “지금 어디서 누가 그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 그 결과는 믿어도 될까?”라고. 이런데도 민주당과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기대하는가.


뉴질랜드에서 동성(同性) 성추행 의혹을 받는 한국의 그 외교관이 임지인 필리핀에서 지난 17일 귀국했다. 뉴질랜드의 젊은 여성 총리가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한 지 20일 만이다. 이 외교관이 어디서 어떤 조사를 받을지는 두 나라 간 협의가 남아있지만, 대통령과 우리 국민은 이미 큰 망신(亡身)을 당했다.


뉴질랜드는 성평등지수 세계 7위인 나라다. 우리는 115위이다. 고종(高宗)이 재위 중인 1893년에 이미 여성에게 투표권이 허용된 나라이다. 주재국의 문화나 수준에 눈 감고 무슨 외교를 한단 말인가? 딱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장이나 의원 등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성추행, 성폭력을 자행하다가 자멸(自滅)하는 현상을 ‘밧세바(Bathsheba) 신드롬’이라고 설명한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밧세바, 다윗의 아홉 번째 부인이며 솔로몬의 어머니이다.


이렇게 어려운 말을 동원할 필요도 없다. 그냥 ‘애초에 공직(公職)을 맡기에는 심신의 준비가 덜된 사람들이 이런저런 쇼에서 인기를 얻어, 분에 넘치는 공직을 맡은데 서 오는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충고도 안통하고 치료약도 없다.


1년 전 민주당은 애국가(愛國歌)를 바꾸자는 공청회를 하더니(2019.8.8.), 올 광복절에는 역대 대통령과 군 지휘관들을 친일(親日)로 몰아간다. 걸핏하면 국민의 시선을 과거(過去)로 돌린다.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 자들이 벌이는 ‘과거 파헤치기 쇼’에 젊은이들을 동원하지 말라. 과거는 계속 몸집을 불리지만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젊은이들에게 현재(現在)를 선물하고, 미래(未來)를 준비하게 하라.


ⓒ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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