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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코로나 ‘3중고’에 겉도는 경제정책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0.08.18 15:19 수정 2020.08.18 15:20

정부, 농어촌 관광 할인지원 보름만에 잠정 중단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할인행사도 위기감 고조


지난 2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산해진 서울 명동 거리. ⓒ뉴시스 지난 2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산해진 서울 명동 거리. ⓒ뉴시스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이 잇따른 악재에 겉돌고 있다. 50일 넘게 지속된 역대 최대 장마 이후 폭염이 덮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까지 높아졌다.


하반기 경기부양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정부로서는 7~8월 장마-폭염-코로나19로 이어지는 변수가 뼈아프다. 하반기 시작부터 수출과 내수 모두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상승기류를 탔는데 서울·경기에서 시작한 집단 코로나 감염이 발목을 붙잡았다.


이로 인해 정부가 구상한 경기부양책이 올스톱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당장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농어촌 관광 할인지원도 보름만에 잠정 중단됐다.


농축산식품부 지난 15일 서울과 경기도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외식 활성화 캠페인과 농촌여행 할인 지원은 16일 자정을 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행양수산부 역시 같은 날 어촌체험관광 할인지원을 중단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은 농어촌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피서철 성수기의 절반을 집중호우로 날린 마당에 정부 내수진작 의지가 꺾여버린 셈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근 잇따른 악재로 쓸만한 내수진작 카드는 다 소진됐다는 반응이다. 당장 한달여 남은 추석과 11월 유통업계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정상 진행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18일 오후 2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코로나19 확진자는 246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확진자가 201명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격리 기간이 2주라고 감안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이달 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인 3단계 발령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사흘간 연휴 기간에 발생한 확진자수 추이를 볼 때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경제적 타격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후 내수시장은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결국 한국경제는 3~5월 코로나 정국을 극복하지 못하고 1·2분기 경제성장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번 재확산 시점도 비슷한 양상이다. 확산세가 9월 중반까지 지속되면 또 다시 장기화를 염두해야 한다. 3분기 경제가 통째로 다시 주저 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점을 찍은 후 바로 회복하는 이른바 ‘V자 반등’에 대한 기대치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면 그에 비례해 경기가 2·3월 수준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경제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더라도 코로나19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결혼식도 차질이 예상된다. 3~5월 예식·서비스업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대부분 결혼식이 9월 이후로 연기되면서 ‘금요일 결혼식’까지 예약이 꽉 찰 정도로 하만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수도권 내 9월 결혼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국내외 비즈니스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6월 말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폈던 일산과 코엑스 등 전시·컨벤션 산업은 철저한 방역과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그동안 취소된 전시회를 하나 둘 열었다.


전시회가 코 앞에 다가온 업체들은 이번에도 일정이 취소될 경우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산 킨텍스에서는 오는 20~23일 무려 7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열린다. 박람회 전문기업 동아전람이 상반기에 하지 못했던 분야별 전시회를 비롯해 제54회 MBC 건축박람회도 개최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참여 업체들은 전시회 직전에 터진 코로나19 재확산에 주저하고 있다. 한 참가업체도 수도권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발령으로 전시회 참여를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 참가업체 관계자는 “수도권 확진자 추이가 심상치 않다. 전시회 참여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전시회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면 기업 홍보나 매출 등에서 타격이 크다. 특히 올해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다면 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대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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