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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원유에 해외인프라까지"…특별자산펀드 100조원 넘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8.11 05:00 수정 2020.08.10 17:50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총액 101조5772억원…2년 새 36조1179억원 급증

금·원유 및 인프라 펀드 수요 증가, 전문가 "높은 해외비중 등은 리스크"

원자재와 인프라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시대에 금,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IB부문 강화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원자재와 인프라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시대에 금,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IB부문 강화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원자재와 사회생산시설(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금, 원유 등이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투자대안으로 각광받으며 가격이 치솟자 이를 추종하는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특별자산펀드의 사모 모집과 해외투자 비중이 높아 구조 개선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특별자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101조57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84조4995억원 대비 20.2%(17조777억원) 늘어난 규모다. 2년 전 같은 기간의 65조4593억원보다는 55.1%(36조1179억원) 급증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자산 총액이 10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자산펀드는 50% 이상을 특별자산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하는 상품이다. 주로 금, 은, 원유 등 원자재나 도로, 항만 등 인프라를 주요 자산으로 선택한다. 이처럼 실물자산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와 주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특별자산펀드 규모가 확대된 이유로는 최근 상승궤도에 오른 원자재 가격이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 그램 당 5만7918.62원 수준이던 국내 금가격은 이번 달 7일 7만8538.90원까지 뛰어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영향으로 7일 기준 금펀드의 최근 3개월 간 수익률도 20.3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TIGER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가 13.60%,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는 11.1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원유도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펀드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4월 20일 배럴 당 -37.63달러로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달 5일 42.19달러로 연고점을 경신할 만큼 가격을 회복했다. 이에 삼성WTI 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은 70.70%에 달하는 최근 3개월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실사 등이 제한된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수준인 해외부동산펀드의 대안으로 인프라 자산을 담은 특별자산펀드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KB자산운용은 지난 달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하는 'KB 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지난 달 계열 보험사 자금을 토대로 해외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1조원 규모인 특별자산펀드 조성에 돌입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투자하는 펀드가 활기를 띠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사회적책임투자 관련 주식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663억 달러(약 79조190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유입된 자금인 894억 달러의 74%에 달하는 금액이 6개월 만에 모인 것이다.


모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주로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를 위해 인프라, 항공기, 선박 등을 특별자산으로 한 펀드를 자산운용사와 함께 운용 및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ESG와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이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관련 부분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증가세인 특별자산펀드의 사모형 모집과 해외자산 비중이 추후 리스크 문제로 불거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특별자산펀드의 순자산액 가운데 97.6%에 해당하는 99조1440억원은 사모형으로 모집됐다. 해외특별자산펀드 자산액은 지난 2018년 8월 말 23조9460억원에서 올 7월 54조2704억원으로 126.6%(30조3244억원) 급증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만큼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이 발행한 사모펀드에서 환매중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와 관련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펀드 시장은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돼 자금 유입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인프라 펀드는 폐쇄형인데다 기관 위주로 운용되는 만큼 사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투자 문화 선진화와 펀드 안정성 측면을 위해서라도 공모형 시장 비중을 키울 수 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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