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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무대가 된 유튜브①] 진입장벽 높은 뮤지컬? 유튜브로 환기시킨 인식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8.09 13:00 수정 2020.08.09 09:49

미니콘서트-라이브 팬미팅 등 '소통' 콘텐츠 봇물

뮤지컬 배우들, 잇따른 개인 유튜브 채널 오픈

ⓒ유튜브 ⓒ유튜브

공연계가 유튜브를 홍보 창구로 사용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최근에는 이전에 공연됐던 무대의 영상을 올리는 것을 넘어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대중과 소통하고, ‘뮤지컬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일반 공연장의 무대와는 또 다른 무대가 유튜브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 관련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건 티저 영상이나,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 등을 업로드하면서 새로운 극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용도다. 또 일반인들의 리뷰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대표적으로 ‘뮤지컬 영업왕’의 능능(박선영), ‘뮤슨트’(이정우)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뮤지컬 유튜브의 선구자로도 불린다. 또 배우들의 유튜브 진출도 활발하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소통할 창구가 사라지면서 이는 더 활기를 띄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현상은 또 있다. 제작사 차원에서 공연장 안팎이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실황을 유튜브에서 무료로 공개했다. 지난 4월 웨버의 유튜브 채널(The shows must go on!)에서 공개된 이 실황 영상은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으로 유령 역할은 라민 카림루가 크리스틴 역할은 시에라 보게스가 맡았다. 웨버의 공연 영상 공개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웨버가 만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요셉과 놀라운 꿈의 코트’ 등을 매주 금요일 같은 채널에서 기간 한정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많은 관객을 온라인 무대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실황 중계가 정답이 될 수는 없었다.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논의를 거친 끝에 공연 제작사는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아낌없이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백스테이지 투어 영상이나 시츠프로브(공연 전에 의상 등의 준비 없이 오케스트라와 진행하는 리허설), 오케스트라 단원들, 오케스트라 피트, 공연 관련 소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지난 5월 공연전문포털 플레이디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니콘서트를 진행했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동시 시청자수 7600명, 재생횟수 3만 2000회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 이후 가요계에 자리 잡은 유튜브 라이브 팬미팅이 뮤지컬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관객들을 실시간 채팅을 통해 질문을 쏟아내고, 배우는 무대 위에서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쌍방이 즐거움을 얻는다. 뮤지컬 ‘제이미’는 유튜브 온라인 팬미팅을 진행하거나, 연습실 지연 영상을 공개하는 등 활발한 유튜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화려한 조명도, 무대장치도 없는 연습실에서 선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춤을 공개하는 참신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배우들의 개인 채널도 인기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영숙아트홀’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아트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당 채널에서는 실제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공연들이 펼쳐진다. ‘영숙아트홀’ 개관 당시에는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뮤지컬 ‘모차르트!’의 ‘황금별’을 선보였고, 뮤지컬 ‘레베카’의 여러 캐릭터를 혼자 연기하면서 ‘신영숙 혼자 하는 레베카’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채널은 올해 3월 만들어졌는데, 벌써 구독자가 9000명을 넘어섰다.


이밖에도 ‘엄유민법’으로 유명한 엄기준·유준상·민영기·김법래, 뮤지컬 배우 겸 팝페라 가수 카이 등도 유튜브에 발을 들였고, 김준수, 아이비, 초아, 고훈정, 정동화 등이 최근 스스로의 색깔이 물씬 묻어나는 유튜브로 주목을 받고 있다.


뮤지컬 전문 유튜버 능능은 “배우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보게 되는데, 신영숙 배우의 ‘영숙아트홀’은 개관부터 너무 좋았다. 콘셉트도 확실하고, 노래를 많이 불러줘서 팬의 입장으로도 열심히 보게 됐다”면서 “또 송용진 배우는 꽤 오래전부터 유튜브를 해온 것으로 아는데, ‘미드나잇 라디오’라는 콘텐츠로 꾸준히 팬분들과 소통하시는 것 같아 늘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유튜버를 떠나 뮤지컬 팬으로서 너무 반갑다. 그동안 뮤지컬은 공연장에 가야만 접할 수 있는, 다소 폐쇄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문화였는데 유튜브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된 점이 반갑다. 무대 밖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또 좋아하는 작품들이 공연하지 않는 때에도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들을 찾아보며 추억할 수 있고, 때로는 아직 관람하지 않은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미리 엿볼 수도 있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뮤지컬계의 변화를 반겼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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