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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가 더 두려운 면세점…‘임대료‧국내 판매‧해외 반송’ 3대 지원 종료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7.29 06:00 수정 2020.07.28 16:06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 8월까지…계약 끝난 롯데‧신라는 매출 연동제로 전환

하늘길 제한에도 월 1조원 매출은 3자 국외 반송 한시 허용 덕분

지원 대책 종료되는 11월부터는 매출 올릴 방법 없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면세업계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말 그대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버티기 전략도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와 재고 면세품 판매, 3자 국외 반송 등 단기 지원 대책도 곧 종료를 앞두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130억원으로 지난달 1조179억원과 비교해 9.3%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올 1월 2조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서비스업 등 대부분 산업이 피해를 입었지만 면세점은 주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사업인 만큼 피해 규모가 훨씬 큰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임대료 인하와 재고 면세품 판매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도 올 하반기 지원 대책 종료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월별 면세점 매출 현황.ⓒ한국면세점협회 올 상반기 월별 면세점 매출 현황.ⓒ한국면세점협회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지원책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정부와 공항공사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간 대기업 면세점은 기존 임대료의 50%, 중소 면세점은 75%를 감면키로 했다.


내달 말로 임대료 인하 지원이 종료되면 8월부터 6개월 간 임대료 체납에 대한 연체료율을 5%로 낮춰주는 지원만 남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기업 면세점 3사는 인천공항 임대료로 월 800억원을 지출했다. 3월부터 8월까지 50% 감면 정책으로 400억원을 부담했지만 내달 감면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롯데, 신라면세점의 경우 계약 연장을 조건으로 9월부터는 매출액 연동제로 임대료가 전환되지만 계약이 남은 신세계면세점은 월 300억원 이상을 임대료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짝 인기를 끌고 있는 재고 면세품 한시 판매는 오는 10월 29일로 종료된다. 면세가에 추가로 가격 인하 혜택을 준다는 소식에 오프라인 매장은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온라인에선 서버 다운이 반복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면세점 업체들의 갈증을 해결해 주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주류, 담배 등 3대 면세 품목은 내수 시장 교란 등을 우려해 시중 판매가 금지됐다.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상품은 패션, 잡화 등 일부 명품 브랜드에 한정돼 있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재고 면세품은 통관이 된 상태인 만큼 면세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면세점 매출 집계에서도 제외된다. 재고 면세품 판매 자체가 이익 보다는 재고 소진에 목적을 두고 있어 유통업체에 넘기는 과정에서도 최저 마진이 적용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 3사가 갖고 있는 재고만 2조5000억원이 넘는다”면서“재고 소진을 위해 실제 판매에 필요한 실비 정도만 마진으로 받고 유통업체에 넘기는 수준이다. 유동성 확보 정도지 이익을 볼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시적인 3자 국외 반송 정책도 재고 면세품 판매와 함께 오는 10월 29일 기한이 만료된다. 이는 국내 면세점이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 보따리상이 주요 고객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대부분 막힌 상황에서도 매달 1조원 가량 꾸준히 매출을 기록하는 것도 이 덕분이다. 코로나19 시대 국내 면세점의 주요 수입원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 도매법인으로 등록된 보따리상들만 현지에서 면세품을 받아볼 수 있어 1조원 이상 매출을 확대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3자 국외 반송을 이용해 따이공 마케팅을 강화하는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끊기게 되면 매출을 올릴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재고 면세품 판매 연장 보다 국외 반송 연장이 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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