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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성수기에도 빈 방 많아요”…호텔업계, 지역·업체별 온도차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07.29 07:00 수정 2020.07.29 09:55

제주도·부산·강원 등 전통 관광지 인기…서울, 수도권은 여전히 침체

서울 호텔 안에서도 편차 커…“야외 수영장 등 부대시설 변수로 작용”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외경 ⓒ조선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외경 ⓒ조선호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업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반전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길이 막힌 데다 사람들이 밀집하는 곳을 꺼리는 풍조가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기대감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호텔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하고 해외 수요가 빠진 상황에서 ‘완벽한 회복’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특급호텔 빅3(롯데·신라·조선)나 야외 수영장과 같은 부대시설을 갖고 있는 5성급 호텔을 제외하고, 여전히 업체별, 지역별 온도차가 크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제주, 부산, 강원 등 주요 관광지의 특급호텔 예약률은 8월 말까지 평균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 빅3의 여름 성수기 7~8월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이른다. 7월 말 휴가 시즌을 기점으로 급상승 하고 있으며, 대체로 평일보다 주말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여름철 해외 여행 수요가 줄고 국내 호텔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숨통이 트였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해외 여행이 여의치 않게 되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특급호텔로 발 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호텔 제주의 예약률은 80%로 휴가철이 다가올 수록 예약문의가 치솟고 있다. 신라호텔 제주는 거리두기 차원에서 투숙률 80%대를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만실’ 상태다. 조선호텔 역시 부산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안에서는 반얀트리 등 일부 호텔을 제외하고 평일·주말 온도차가 분명하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은 유독 만실에 가까운 객실 예약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객실 예약률이 9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됐던 2월에도 반얀트리 서울의 월간 객실 이용률은 94%에 달했다.


호텔업계 지속된 불황 속에서도 반얀트리 서울이 만실을 이어온 이유로는 ‘프라이빗함’을 강조한 서비스가 꼽힌다. 객실 수가 다른 호텔에 비해 적어 다른 고객의 방해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반얀트리 서울 객실은 총 50실로 ▲롯데호텔 서울(1015실) ▲서울 신라호텔(464실) 등 서울 주요 호텔에 비해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발휘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특급호텔일수록 방역을 철저히 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인식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면서 “손님 간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프라이빗 체크인 방식을 적용하고, 수영장·뷔페 이용 시간대와 최소 이용 고객 수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얀트리 서울,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 반얀트리 서울,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

다만 제주, 부산, 강원 등 국내 여행 수요가 많은 특수 지역을 제외하고 지난해 대비 여전히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고민거리다. 4성급, 5성급 등 호텔 컨디션에 따라서도 투숙객 현황이 다른 데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호텔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객실을 채우던 미국·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긴 상황에서 내국인 증가세 만으로 이 간극을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호텔의 경우 투숙객의 60%가량이 외국인 고객이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지난 2~4월 대비 객실 예약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빠지면서 서울 내 평일 객실은 빈 곳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서울 내 특급호텔의 경우 평일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 안에서도 여름철 한 시즌만 즐길수 있는 야외 수영장을 갖춘 호텔과 그렇지 않은 호텔간 격차가 크고, 4성급 혹은 5성급 등 규모에 따라서도 온도차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와 비교해 여름 성수기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서울 시내 호텔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열리던 각종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어서다. 여름 대표 행사로 야외 수영장을 가진 해밀턴, 워커힐, 반얀트리 등은 매년 연중 행사로 풀파티를 진행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무산됐다.


이를 배경으로 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2분기에도 수백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수요 회복이 쉽지 않아 연내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이의가 없다.


현재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도 제시되고 있다. 콧대 높은 5성급 최고급 호텔이 몸값을 낮추고 홈쇼핑 채널을 통해 앞다퉈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홈쇼핑과 연계해 한 차례 객실 상품을 선보인 바 있고, 조선호텔은 6월 1번, 7월 2번 총 3차례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선보일 경우 기존에 호텔을 이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며 “호텔 서비스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호텔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하고, 재방문을 하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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