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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싸움닭' 이미지 접고…'친문'과 관계 회복 나설듯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0.07.17 00:00 수정 2020.07.17 05:58

대법, 이재명 사건 무죄취지 파기환송

여권 차기 대선주자, 친문직계 없어

민주당 대선 경선 위해 친문 끌어안기

당분간 도정 집중하면서 기회 노릴듯

친형 강제입원 관련 직권남용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9년 5월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형 강제입원 관련 직권남용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9년 5월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법원이 16일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하면서, 이 지사의 정치 행보에 날개가 달렸다.


이 지사는 당분간 저자세를 유지하고 도정에 전념하면서 대권을 향한 기회를 엿볼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현재 여권의 대선 후보 가운데 이렇다할 친문 직계가 없는 만큼, 이 지사는 과거 악화됐던 친문과의 관계 회복에도 적극 나설 것을 예상된다.


이 지사는 '싸움닭', '불독', '사이다' 등과 같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 거침없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이런 화법과 행보는 호불호가 뚜렷해 강력한 팬덤과 수많은 안티를 동시에 양산했다.


특히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당시인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친문 지지자들에 미운털이 박혔다.


2018년 민주당 지방선거 경선에서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경기지사 후보로 맞붙었다. 당시 전 의원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정의를 위하여' @08_hkkim)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 지사와 친문 간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YTN 라디오에서 "(대선·지선) 경선 과정에서 오버 페이스를 했다. 그 때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에게 상당한 상처가 됐더라"면서 "큰 선거에서 의도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결과를 빚는다는 게 저의 경험치"라고 털어놨다.


친문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정치 행보에 부정적으로 돌아왔다는 의미였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주재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주재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치권에서는 대법원 선고로 사실상 무죄를 받은 이 지사가 당분간 겸손한 자세로 도정에 집중하면서 저자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본소득'과 부동산보유세 개념의 '국토보유세' 등 이재명표 정책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행정능력과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친문과의 관계 재설정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에서 친문의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민주당 대선 경선은 친문 지지층의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권의 대선 구도는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지사의 양강"이라며 "두 사람이 앞으로 1년간 친문 구애 경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평론가는 원내에 있는 이 의원이 당권까지 잡을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때문에 이 지사는 대선 전까지 경기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밑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의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았을 때는 의원들도 이 지사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 지사의 뛰어난 개인기에도 불구하고 세가 모이지 않았던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구하기' 성격의 토론회(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의 합헌적 해석과 선거의 공정성에 관한 학술토론회)에는 정성호·김영진·김한정 의원 등 소수의 이재명계 의원들만 참석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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