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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쿡방보다 연예인 사생활?…균형 잃은 '편스토랑'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04 11:47 수정 2020.07.04 11:48

진화된 쿡방으로 출발 '시청자 호응'

열애 스토리 중점…기획 의도 실종

'편스토랑' 방송캡처 '편스토랑' 방송캡처

"'편스토랑' 취지를 잃은 건가요? 첫 회부터 응원했는데 실망입니다."


KBS2 '편스토랑'을 즐겨보는 한 시청자의 평이다. 프로그램 게시판과 온라인에서는 이와 관련한 글이 여럿 보인다. '편스토랑'이 초기 기획 의도를 잃고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부각한다는 이유에서다.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미식가들이 혼자 먹기에 아까운 필살의 메뉴를 공개, 이 중 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실제로 전국 편의점에 출시되는 포맷이다. 수익금은 저소득층 아동 등을 위한 사업에 지원한다. 프로그램은 차고 넘치는 '쿡방'(요리하는 방송)들 사이에서 '편의점 간편식'을 주제로 해 호응을 얻었다.


포털사이트 블로그에는 '편스토랑'을 보고 음식을 만들었다는 후기, 실제 편의점에 가서 사먹었다는 누리꾼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금요일 밤 예능 치고는 시청률도 괜찮았다. 지난해 10월 25일 5.5%(닐슨코리나 전국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올해 3월 27일 방송에서 7.9%까지 치솟았다.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5%대를 유지하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으며, 방송이 끝난 후에는 정일우의 달고나 커피 등 출연자들이 다뤘던 음식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관심을 끌었다.


꼬꼬밥, 마장면, 파래탕면 등 출시 제품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경규의 꼬꼬밥은 출시 2일 만에 즉석덮밥 카테고리 매출, 판매량 기준 1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영자의 파래탕면은 지난 1월 25일 첫 출시와 동시에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기존 스테디셀러들을 모두 제치고 3주 연속 CU의 컵라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편스토랑'ⓒKBS '편스토랑'ⓒKBS

시청자의 고른 호응을 얻었던 '편스토랑'은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혼자만 먹기 아까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메뉴를 공개'한다는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사생활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는 이유에서다.


집에서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특성상 어느 정도의 사생활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편스토랑'의 흐름은 요리보다는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듯하다. 이제 막 결혼한 여배우들이 어떻게 결혼했고, 어떤 인맥을 보유했는지, 얼마나 화려한 집에 사는지 등에 긴 시간을 할애한다면 넘쳐나는 연예인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대중에게 친숙한 편의점 음식을 타깃으로 하지만, 정작 방송에 담긴 연예인의 삶은 일반인들과 달리 비현실적이라 공감을 얻기 힘들다.


특히 지난회 전혜빈 편에선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방송에서 프로그램의 본 목적인 간편식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전혜빈이 남편에게 어떤 청혼을 받았는지 등 결혼과 열애 스토리를 나열하는 장면은 '편스토랑'의 기획 의도와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키워드는 '편의점 요리'가 아닌 전혜빈의 결혼 스토리였다.


물론 화제성은 높았다. 베일에 가려졌던 배우들의 남편이나 신혼집은 대중이 궁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제작진이 "스타들의 메뉴를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는, 국내 최초 4D 미각 만족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했을 정도로 '편스토랑'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차별화를 꾀하며 출발한 쿡방이다. 굳이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연예인 사생활에 시간을 끌 필요가 있을까. 시청자들이 '편스토랑'에서 흥미를 느꼈던 점은 진화된 쿡방이지, 연예인 일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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