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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빗장 풀었지만...여행주 반등모멘텀 ‘산 넘어 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7.02 05:00 수정 2020.07.02 09:02

하나투어 연초 이후 3월까지 47%↓...반등 뒤 다시 4만원대 아래로

“유럽 입국 허용, 격리문제 해결 안돼...대외환경 개선까지 인내해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한국을 비롯한 14개국의 EU입국을 허용하면서 크게 위축된 여행주가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증권가는 이러한 여행 재개 기대감도 현재의 어려운 업황을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여행 수요와 관련주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나투어는 전장 대비 200원(-0.54%) 내린 3만6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종가 5만2800원이었던 하나투어 주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폭락으로 지난 3월 19일 2만7800원까지 47.3% 떨어졌다. 이후 이달 초 4만3000원선까지 회복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모두투어(-1.90%), 노랑풍선(-2.68%), 참좋은여행(-2.00%), 레드캡투어(-0.38%)도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전날 중국의 한한령 해제 이슈로 크게는 7%까지 급등한 데 이어 다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유럽연합은 이날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한 입국을 허용했다. EU 입국이 허용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태국, 뉴질랜드 등 14개국이며 미국과 중국, 브라질은 제외됐다. 다만 중국이 EU 여행자들의 중국 입국을 허용하는 상호 협약을 제의할 경우 중국도 입국 허용 국가에 포함될 수 있다.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미국은 이번 입국 허용 국가에서 제외됐다


여행주는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타국가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도 늘어났다. EU 회원국도 지난 3월 중순부터 제3국 국민의 필수적이지 않은 역내 입국을 금지했다.


그러나 최근 각 국가가 잇따라 봉쇄정책을 풀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경도 빗장을 풀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여행업계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EU의 조치로 여행주가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모든 해외 입국자를 상대로 입국 후 3일 내 진단검사를 받고, 2주간 자가격리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선 격리 문제가 큰데, 해외에 들어가선 격리하는 이슈가 없다고 해도 한국에 들어올 때는 2주 자가격리 과정이 있다”면서 “또 사회적으로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유럽 여행을 떠나기도 힘든 데다, 그 여행객 수도 어려운 상황을 뒤집을 만큼 의미 있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중국인 관광객 귀환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30일 한국관광공사와 중국 최대 여행기업인 씨트립이 중국 전역에 한국 관광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히면서 이날 화장품·면세점·미디어·엔터·여행 등 중국소비주는 큰 폭 뛰어올랐다. 한국관광공사는 한한령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나선 상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행사로 중국인 관광객이 당장 한국으로 대거 입국하기는 힘들다”면서 “격리조치를 해야 하고 한국~중국간 항공편 운항도 정상화되지 않은 데다 단체 여행 상품을 판매한 것도 아직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결국 코로나19의 진정이 중요한데 지금은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보다는 미디어·콘텐츠에 대한 완화조치가 먼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하나투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5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37억원)보다 73.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손실은 315억원으로 36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706억원)보다 7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은 110원으로 지난해 2분기(-2억원)에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작년 3,4분기 국내 출국자 수는 한일 무역 분쟁과 홍콩 시위 영향으로 각각 전년 대비 2%, 8% 줄어들며 2011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3월부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출국자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 2월 출국자수는 전년대비 14%, 63% 줄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된 3월에는 95%, 4월에는 99.7% 감소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일제히 주3일제, 유급휴직 등 비상경영 대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대외 환경 개선까지는 인내심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기 전까지 영업 환경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여행 수요의 본격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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