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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영화 특별관의 진화②] 영화관 물가상승 '다양성의 함정'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6.12 00:17 수정 2020.06.12 00:17

특별관 통한 다양성 확보 불구, 그림의 떡?

가장 서민적인 대중문화, 불합리한 물가 문제

영화관의 물가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 데일리안 영화관의 물가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 데일리안

"다양한 특별관이 있다고 들었지만, 솔직히 그림의 떡 아닌가요."

"영화 한 편에 그 정도 돈을 지불하는 게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예요."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선보이고 있는 특별관들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다. 물론, 일부 관객들의 반응으로 일반화할 순 없지만, 대체로 티켓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성인 관객이 주말이나 평일 프라임 시간대 2D 영화를 관람할 경우 대체로 1만원~1만2000원가량의 영화관람료를 지불한다. 보다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특별관을 선택한다면,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4배가량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데, 상당수 관객들은 여기서 한 번쯤 망설이게 된다.


물론, 영화관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관객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특별관이 영화관 관람료의 꾸준한 가격 상승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불만 섞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특별관을 통해 고가 정책을 편다면, 일반 상영관의 가격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특별관은 늘어나고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졌지만, 일반 상영관의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지난 2018년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일제히 전체 상영관의 영화관람료 인상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무엇보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비슷한 시기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 담합 의혹도 불거졌다. 이 같은 패턴은 그 이전부터 반복돼온 일이었지만, 그때마다 대중들은 그 가격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대중들의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의 배경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뮤지컬이나 연극, 기타 전시회 등의 입장료에 비해 유독 불만이 많은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팝콘 가격, 강제 광고 상영 등 영화관만의 특성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티켓 가격마저 올라가니 불만이 쌓여가는 것이다.


팝콘 등 영화관 먹거리 가격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 뉴시스 팝콘 등 영화관 먹거리 가격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 뉴시스

극장에서 판매되는 팝콘 가격은 대략 4500원에서 6,000원 내외다. 하지만 이들 팝콘의 원가는 6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포장비용을 더한다 하더라도 원가 대비 7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료수의 가격 또한 편의점 대비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영화관이 티켓 판매 못지않게 팝콘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영화관 수입은 입장료와 매점, 광고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당연히 입장료다. 하지만 티켓 가격에는 세금과 영화발전기금이 포함돼 있고, 수익은 극장과 배급사, 제작사가 나눠 갖게 된다. 따라서 극장에 남는 수익이 그리 큰 건 아니다.


반면 팝콘 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고스란히 극장이 가져가게 된다. 팝콘에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영화관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건 문제다.


영화 관계자는 "관객들이 더 좋은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그 가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합리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일각에선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집콕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가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변화돼가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영화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생겨난 특별관을 통해 고객들을 유치하려 한다. 하지만 대중들이 갖는 '집단 지성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그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국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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