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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운 띄운 김종인, 반나절 만에 "지속적 연구하자는 것"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6.04 16:15 수정 2020.06.04 16:16

'기본소득' 논의 급격히 확산하자 한 템포 늦춘 김종인

"재정적자 상황에 기본소득은 환상에 불과"

"가능성 포착되면 일찍이, 아니면 할 수 없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워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워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붙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4일 알쏭달쏭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대해 '검토할 시기'라면서도 재정 조달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정치권은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기본소득'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비대위 회의에서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게 계기가 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여야에서는 기본소득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여권 잠룡인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공식 천명했다. 환영한다"면서도 "보수적 기본소득 논의를 경계한다"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정당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라면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이 생각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일차적으로 고용이 다 되는 사회라면 기본소득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 "기본소득을 하려면 일차적으로 장기적 재정 조달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일차적으로 고용 창출이 중요"
"늦기 전에 기본소득 연구하자는 것"


김 위원장은 우선 자신이 생각하는 기본소득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18, 19세기를 소환했다. 그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은 18, 19세기에 나온 말인데 말만 나왔지 현실성은 없다가, 최근에 AI(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며 (다시 나왔다)"며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 실업에 빠진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느냐 이런 취지에서 기본소득 얘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어떻게 형성할 것이냐에 대해 세계적으로 정론이 없다. 기본소득을 국민에게 다 줘야 되느냐, 어떤 부류 사람에게 줘야 하느냐, 연령대 기준이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굉장히 신속하게 뭘 하자고 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신이 전날 언급한 '물질적 자유'에 대해 언급하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소득보다는 '고용 창출'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제가 물질적 자유를 증대시켜 주는 것이 정치의 과제라고 했는데, 그게 마치 기본소득을 전제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모르지만경제 정책을 보는 사람들이 일반 국민의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고용을 어떻게 창출할까다"라며 "고용을 창출해야 소득이 발생하고 생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고용이 다 되는 사회같으면 기본소득을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 수준을 고려했을 때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려면) 장기적으로 소득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해결할 게 뭐냐면 재정 조달이 과연 장기적으로 가능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세입 수준을 가지고 기본소득을 실행할 수 있겠냐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요원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지금 재정 적자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기본소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한 배경에 대해서는 "앞으로 로봇이나 AI같은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 대량 실업자가 발생할 텐데 이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때 가서 대책을 세우면 늦기 때문에 지금부터 기본소득이 뭐고, 기본소득을 어떻게 편성해야 하고, 어떻게 재정 뒤받침을 할지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기적으로 언제 가능할지에 대해선 "가능성이 포착되면 일찍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아니면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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