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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손보사 품은 하나금융…기대보다 부담 앞서는 이유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6.04 06:00 수정 2020.06.03 21:52

하나손보 공식 출범…非은행 포트폴리오 마지막 퍼즐 완성

영업 효율·투자 수익률 모두 최하위…이익보다 리스크 앞서

김정태(왼쪽에서 네 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왼쪽에서 세 번째) 하나금융 부회장, 권태균(왼쪽에서 두 번째)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이병돈(맨 왼쪽) 하나손보 노동조합 사무국장 및 하나손보 직원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하나손보 공식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다'는 구호에 맞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하나금융그룹 김정태(왼쪽에서 네 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왼쪽에서 세 번째) 하나금융 부회장, 권태균(왼쪽에서 두 번째)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이병돈(맨 왼쪽) 하나손보 노동조합 사무국장 및 하나손보 직원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하나손보 공식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다'는 구호에 맞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마침내 손해보험사를 정식으로 품에 안으며 비(非)은행 포트폴리오에 마지막으로 비어 있던 퍼즐을 채워 넣었다. 하지만 새 식구가 된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은 영업 효율이 국내 손보업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데다, 자산운용 수익률마저 1%대에 그치는 극도의 투자 부진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손보업계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하나손보가 그룹에 당장 이익보다는 부담부터 안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이번 달 하나손보가 열네 번째 자회사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2월 770억원에 하나손보 주식 70%를 사들인 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취득하며 손보사 출범을 준비해왔다.


하나금융이 하나손보에 갖는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룹 내 최초의 손보사여서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사실상 금융업의 모든 사업 라인 구축을 완료하게 됐다는 평이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증권사, 생명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금융 전 업권의 계열사를 갖추고 있었지만 손보사를 갖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하나손보가 놓여 있는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험 영업의 수익성은 물론,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운용하는데 있어서도 손보업계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하나손보가 기록한 손해율은 91.95%로, 외국계 자본을 제외한 국내 11개 토종 손보사들 평균(86.51%) 대비 5.44%포인트나 높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비교해 내준 보험금 등 손해액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 영업의 실적 효율이 나쁘다는 뜻이다. 손해율이 90%를 넘는다는 것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둔 보험료에서 보험금 등 지급액을 빼고 남는 돈이 채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울러 하나손보의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은 1.70%로 조사 대상 손보사들 가운데 홀로 2%를 밑돌며 최저를 나타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현금이나 예금,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투자해 올린 투자 수익률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운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보험사의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이처럼 낮은 투자 수익률은 실적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다.


이런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심화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는 더욱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금리가 떨어질수록 자산운용 이익률도 함께 악화될 공산이 커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지난 3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로 낮아진 건 올해가 최초다. 그럼에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은은 지난 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내린 0.50%로 결정했다.


이처럼 주변 여건이 더 안 좋게 흘러가면서 보험업계에서는 하나손보가 당분간 부침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도 하나금융에 편입된 점은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국내 대표 금융그룹의 멤버가 된 만큼, 독자적으로 영업을 할 때 기대할 수 없었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하나금융도 하나손보를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다. 자동차보험 등 하나손보의 기존에 전문 분야에 하나금융이 가진 디지털 부문의 강점을 더해 신속하고 편리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또 하나금융은 모빌리티와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선사하는 생활보험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역량의 기초를 보여주는 손해율이나 운용자산이익률 등은 단기간 개선이 쉽지 않고, 최근의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며 "하나손보로서는 장기적인 경영 효율화 작업을 추진해나감과 동시에 국내 대표 금융그룹의 일원이 된 효과를 어떻게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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