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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온라인 GSAT 성공적 첫 발…'뉴 노멀' 채용 기준 될까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5.31 16:36 수정 2020.05.31 19:44

코로나19 위험 차단,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적합 채용방식으로 ‘주목’

다른 민간기업, 관공서 채용 등 확산 가능성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GSAT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GSAT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

삼성이 사상 첫 온라인 그룹 공채 시험을 큰 잡음 없이 원활하게 마무리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펼쳐질 ‘뉴 노멀’ 시대의 새로운 기업 채용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지 관심이다.


삼성은 30, 31일 이틀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한 결과, 첫 대규모 온라인 시험 실시에도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서버 과부하 등의 문제없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등 원활하게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실시간 온라인 채용 시험이었던 만큼 실시 이전부터 업계와 수험생들의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실제 수험생들도 시험 후기를 통해 모니터를 만지지 못하고, 눈으로만 보며 문제를 풀어야 하는 등 답답하고 제약사항이 많았다는 등 불편을 호소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손과 시험지를 촬영한 것이 상당한 압박이 됐다는 후기도 있었다.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이를 시험 감독관의 모니터링과 연동시켜 사실상 감시카메라 역할을 하게 만든 뒤, 컴퓨터로 삼성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보는 방식이 수험생들의 불편을 초래한 것이다.


시험 난이도가 예전에 비해 높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특히 수리의 경우 오전, 오후 모두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중 참고서의 난이도를 상회했고, 시간이 부족해 다 풀지 못했다는 수험생도 많았다.


삼성 측은 시험 방식의 불편함에 대해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금지시킨 것이며, 시험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도입한 제약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또, 난이도가 높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온라인 방식이 생소하게 느껴진 일부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난이도는 전체 응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므로 공정성이나 차별이슈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수험생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감염 우려 없이 시험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 수험생은 “건강 염려증이 있어서 최근에 집밖에 나간 적이 없었는데 집에서 본 건 진짜 다행이었던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오프라인 시험을 보려면 새벽부터 준비하고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는 등 불편이 있었는데,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도 있었고, 오프라인 시험장에서 느꼈던 시험공포증이 집에서 보게 되면서 크게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류에 대한 삼성의 대응도 대체적으로 호평이었다. 문제를 풀다가 오류가 발생하면 추가 시간이 부여돼 비교적 공정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환경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온라인 시험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GSAT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GSAT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삼성

이번 온라인 GSAT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처음으로 시도됐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방식 모델을 제시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낸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라인 방식 채용시험의 여러 장점이 도출된 만큼 앞으로 팬데믹(세계적 유행병)같이 감염 리스크를 차단해야 하는 특수 사례가 아니라도 삼성 뿐 아니라 다른 기업이나 관공서 채용 등에 보편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높아졌다.


그동안 삼성과 같은 대기업 채용 때마다 수만 명의 응시생이 새벽부터 집을 나서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회사측도 대규모 고사장을 빌려 필요 시설을 설치하느라 들였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온라인 방식 전환을 통해 아낄 수 있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채용방식으로서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며 “온라인 시험이 대규모 지필고사 보다는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측면에서 효용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채용 문제는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부정행위나 오류에 따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온라인 GSAT의 경우 첫 사례라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한 채용 시험인 만큼 매년 같은 방식으로 치러질 경우 온라인 시험 방식의 허점을 이용한 해킹 등의 부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해킹이나 피싱 범죄가 늘어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더욱 크게 요구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삼성은 “이번 첫 도입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보완을 거쳐, 온라인 언택트의 장점을 채용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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