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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1분기 충격 "두고 볼 일이 아냐"...실질적 지원 '절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5.14 05:00 수정 2020.05.14 05:22

인천공항 출국객 99% 급감, 빅3+현대백화점면세점 모두 적자

해외공항처럼 매출액 연동방식으로 바꿔야

“임대료 인하율 소폭 확대 효과 없어”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면세점업계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하늘 길이 끊기면서 빅3는 물론 중소‧중견 등 국내 모든 면세점이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용절감을 위해 휴점과 단축영업을 반복하고 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는 오는 15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 간담회를 앞두고 정부의 임대료 추가 인하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20% 인하율을 확대하는 안과 매출액 연동 방식으로 임대료 납부 방법을 개선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 1분기 매출액 9437억원,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액은 30.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호텔신라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면세(TR)부문의 영업손실이 490억원에 달했다. 국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42% 감소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은 324억원의 영업손실로 역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30.5% 감소한 4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각각 21%, 40% 줄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분기 동대문점을 오픈하면서 매출액은 14.4% 증가한 183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면세점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빅3에 대기업 계열인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적자가 확실시 되면서 사실상 국내 면세점이 모두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면세업은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달리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 중 하나다. 국내 확진자 수가 잠잠해지더라도 해외 상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도 업계의 고민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이렇다 보니 휴점과 단축영업을 반복하면서 인건비 등 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임대료의 경우 면세점이 문을 닫아도, 관광객이 없어도 꼬박꼬박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업계의 부담이 크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납부하는 한 달 임대료만 850억원에 달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 규모다. 업체별로 보면 신세계 360억원, 신라300억원, 롯데 200억원 수준이다.


특히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6일부터 국제선이 인천공항으로 일원화되면서 국제선이 끊긴 김포(26억원), 김해공항(38억원)에 월 6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다. 정부 조치로 면세점이 문을 닫게 됐지만 임대료는 계속 내야하는 구조다.


면세업계가 공항 임대료 인하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지난 3월부터 6개월 간 인천공항 임대료를 20% 가량 감면해주는 등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내년도 임대료 인하분을 당겨 받는 것에 불과해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계는 인천공항 출국객 수가 99% 감소한 만큼 임대료 인하 폭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11일 인천공항 발표한 4월 여객 수 통계에 따르면, 4월 출국객수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99% 줄어든 3만2646명을 기록했고, 전달인 3월과 비교해서도 88% 하락했다. 입출국 전체 여객 수는 97% 하락한 15만3514명, 전월 대비로는 75% 줄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초 지난 8일 예정됐던 면세점 업체 간담회가 15일로 연기됐다”며 “면세점 임대료 추가 감면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5일 간담회에는 빅3 면세점 대표가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에서는 구본환 사장이 참석하고 업계에서는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호텔신라 TR(면세)부문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해외 공항처럼 임대료를 매출액에 연동해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꿔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 지역은 물론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을 고수하던 미국과 유럽 주요 공항들도 매출액 연동 방식으로 납부 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추가 10% 정도의 감면 폭 확대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인하 폭을 대폭 늘려주던가 매출액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납부 방식을 바꿔야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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