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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큰 대목 앞둔 유통가, 폭풍전야 고요함…기대반 우려반 '긴장'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4.29 11:16 수정 2020.04.29 11:23

관광객 급감한 명동거리, 새벽시간대 방불케 할 정도로 한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외식업계도 직격탄…영업시간 줄여도 고정비 부담 여전

황금연휴 이후 코로나 안정세가 관건

29일 오전 한산한 명동거리. 관광객이 급감한데다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은 상가들이 많아 더욱 썰렁한 모습이다.ⓒ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29일 오전 한산한 명동거리. 관광객이 급감한데다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은 상가들이 많아 더욱 썰렁한 모습이다.ⓒ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상반기 최대 대목인데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4월 30일부터 시작되는 상반기 최대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기온이 오르면서 야외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서다.


업계는 이번 황금연휴 기간이 유통업 회복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5월 가정의 달 특수 그리고 6월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에 이르기까지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여서 기대감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상반기는 물론 올해 1년 내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부담감도 안고 있는 모습이다.


28일과 29일 명동, 종로,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상권은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에는 한 번에 몰려드는 직장인들로 인해 잠시 붐비는 분위기였지만 점심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가게마다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의 경우에는 새벽시간대를 떠올릴 정도로 거리가 한산했다.


아침 매장 오픈 전부터 관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던 면세점은 물론 주요 호텔 로비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국가 간 이동제한 조치로 관광객이 감소한 데다, 사람들이 몰리는 각종 행사도 하반기로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호텔을 찾는 손님들이 줄은 탓이다.


종로에서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2월부터 3월 두 달은 점심 장사도 안 될 정도로 어려웠지만 4월 들면서 점심 손님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다”면서도 “저녁은 여전히 썰렁하다. 인건비라도 줄이려고 예약이 없는 날은 가게 문을 일찍 닫는 편”이라고 말했다.


28일 점심 시간 직후의 종각역 인근 거리 모습.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28일 점심 시간 직후의 종각역 인근 거리 모습.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주요 대기업의 경우 재택근무 기간이 끝났지만 여전히 회식이나 모임 등을 자제하고 있어 인근 식당들도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이 낮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명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4월은 기업들 신입사원 회식이나 대학생 MT 등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달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특수가 사라진 지 오래”라며 “5월 연휴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실제로 매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어 “관광객 매출도 없다보니 주말 같은 경우는 아예 문을 닫기도 한다”며 “작년 비슷한 기간에 비해서 70~80%는 매출이 빠졌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모임이나 회식 등이 급감하면서 주류 소비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달 오비맥주는 청주공장 생산을 4주간 중단하고 있다. 청주공장은 식당이나 유흥업소에 납품되는 카스를 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관광객 의존도가 큰 화장품 로드숍도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 때 중국어, 일본어 가능 직원을 여럿 둘 정도로 장사가 잘 됐었던 매장들도 직원 수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는 상황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 직원은 “내국인 손님들은 온라인 구매가 많기 때문에 손님 대부분이 관광객인데 코로나 이후 관광객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라며 “가게 오픈 시간을 늦추고 마감 시간을 당기는 방향으로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지만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한편 황금연휴를 앞두고 대형마트업계는 부담 보다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모두 대대적인 먹거리, 생필품 할인행사에 나서면서 소비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집콕족이 늘면서 가공식품 등 식품류 소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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