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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칭 민주사회당(민사당)을 위한 제언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4.29 07:00 수정 2020.05.12 09:04

실력 갖춘 40대나 50대 대표에 매력적 대변인 콤비화

생활정치, 이념이나 어려운 정책 대신 누구나 공감해야

무슨 연대니 희의니 하는 건 작위적...평범함에서 찾아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진행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진행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필자가 최근 쓴 제언(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에 이어 오늘은 보다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어디서 많이 봤던 비대위,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들, 어디서 많이 봤던 슬로건들로는 돌아선 민심, 뿌리 깊은 반감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살아남아야만 하고 건강하게 성장하여야만 한다.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밑바탕이 보수이고, 그것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킬 세력 또한 보수이기 때문이다.


소위 진보, 또는 기득권 운동권 세력은 보수가 보기에는 위태롭고 믿을 수 없으며, 낡은 공산주의(주사파) 이념에 사로잡혀 있고, 포퓰리즘과 시민단체 강성노조 등의 포로가 돼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헌신짝처럼 버려 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진보 건달들이고, 생계형 투사들인데, 시대와 국민을 잘 만나 출세하여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옛날엔 부채의식과 무지해서 밀어줬고, 지금은 상대 당보다는 더 나아 보여서 뽑아줌으로써 나라를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실컷 말아먹고 있는 사람들이다.


조국 사태를 통해 그들의 사이비성과 위선적 모습을 보수는 물론 이른바 중도 성향의 사람들도 똑똑히 목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수를 찍지 않았다. 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글에서 적었듯이 그들에게 보수는 찍으면 안되는 사람들이고, 찍겠다고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고, 찍어 놓고 찍었다고 말하면 찍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유승민, 안철수 당이라는 완충지대가 있어서 이들이 갈 데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제3세력이 없어져 버려 1번 아니면 2번으로 가야 했는데, 2번은 갈 수가 없는 당이니 할 수 없이 1번으로 간 것이다.


통합당은 유승민, 안철수 흡수로 1+0.25+0.25=1.5가 아니고 1-0.25-0.25=0.5라는 어처구니없는 역설적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1.5 과실은 오히려 민주당이 가져갔다. 물론 코로나 쓰나미 덕이 컸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보수 우파 정당이 이런 이미지 가지고는 선거를 백번 하면 백번 다 지기 쉽다.


당명, 당색(제발 빨강색 재킷 좀 벗어 던져라), 얼굴, 구호 등등 다 바꾸고 완전히 새로 출발해야 한다. 당 해체 정도까지 가야만 하는 것이다.


아닌 말로 사기라도 쳐야 한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상징 조작(Symbol Manipulation)이다.


그러려면 대표의 얼굴과 말이 탁월해야 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그 말에 믿음이 가면서 더 멋있어진다.


캐나다의 져스틴 트류도가 그런 인물이다. 지난 초대 때는 반대파에서 애써 우습게 봤다. 실속 없는 껍데기 중도 진보라는 것이었다. 아버지 잘 만난, 그저 얼굴 잘 생긴 날라리 정치 신참으로만 봤다.


그러나 재선이 되더니 갈수록 자신이 있어지고 중후해지고 있다. 정치인도 이렇게 클 수가 있는 것이다. 표와 인기가 그런 성장과 성숙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한다.


트류도 같은 마스크와 몸매에 말 솜씨, 실력을 갖춘 40대나 50대 대표가 나오고 매력적인 대변인이 콤비를 이루면 그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대변인이 정말 중요한데(매일 TV에 나오므로), 나는 이런 사람을 뽑았으면 한다.


1) 우파 중에서 아름답고 지적인 30~40대 여성 중에서 발탁하자.


한국 정당의 상징 조작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당 대표와 대변인이다. 이 대변인의 얼굴과 어법이 아주 혁신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캐나다에서 최고 스타가 된 사람은 BC주 보건관 닥터 보니 헨리(Dr. Bonnie Henry)이다.


감염질환 전문의로서의 지식과 경험뿐 아니라 해군 군의관, WHO 소아마비 프로그램, 온태리오 보건행정 근무로 다져진 공직과 사회봉사 자산과 자신감이 그녀를 위기에서 큰 인물로 빛나게 한 것이다.


그녀는 예쁘고 전문적이고 냉정하며, 소신도 강하면서 카리스마가 넘친다. 조용조용 말을 하는데도 굉장히 힘이 느껴지고 설득력이 강하게 전달된다. 코로나 대응 전략과 지휘 능력 또한 캐나다 전역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보수당 입은 바로 이런 사람이 맡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여성만 된다는 말은 아니다. 남성도 좋다, 아니, 더 좋을 수도 있다.


중도층은 막말로 하면 덜 똑똑하고 줏대가 없으며 단순하다. 말 한 마디에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정당의 이미지와 대변인의 말솜씨에 그들을 간단히 끌어올 수 있다.


보수 우파들이 경멸하는 손석희 같은 얼굴과 언변이라면 남자 대변인으로 괜찮다. 40대 손석희 어디 없나 찾아보라.


중도층 여성들은 (미안하지만, 성차별 좀 하겠다.) 이런 잘 생기고 지적인(비록 위장이더라도) 이미지의 남성에 곧잘 반한다. 그러니 조국이 그렇게 인기가 있었지 않았는가?


참고로, 이번 4.15 총선의 여야 득표차는 전국 8%, 서울은 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의석 수는 180대 103이었다. 그러므로 전체 유권자 중 20~30% 라는 중도층, 특히 여성 표 끌어 모으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압승한 여당은 반드시 실수하게 돼 있고 오만의 자살골을 넣게 돼 있다. 저쪽의 감표를 이쪽의 득표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징 조작을 통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쪽이 가져 가라고 내준 표를 주워오지 못하고 도로 빼앗겨 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선거로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 다음에 중요한 게 그 입에서 나올 메시지의 품격과 운치이다.


2) 보수 우파들이 싫어하는 사람 중에 또 하나인 손학규(그러고 보니 손씨 중에 인물이 많네.) 가 써먹은 그럴듯한 슬로건이 있다.


“저녁 있는 삶...”


이 얼마나 멋진 구호인가? 낭만적이면서(이제 막말이나 싸움은 효력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함축성 큰 명문구이다.


새 보수당은, 그리고 그 섹시한(성적인 게 아니고 지성미로) 대변인은 이런 어법을 구사해야만 한다.


‘저녁 있는 삶’ 은 손학규가 한 번 사용한 슬로건이니 재탕할 수는 없고 나는 3무나 5무 슬로건을 내세우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사람들이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없애자는 운동이며 이것을 그 정당의 존재 의의, 끝까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 방향으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생활정치이다. 이념이나 어려운 정책 대신 이렇게 누구나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 주변에서 매일 부딪치면서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문제들을 슬로건으로 띄우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면, 무경쟁 무비교 무야근 무회식 무무법 같은 것들이다. 지나친 경쟁, 지나친 비교, 습관화된 야근과 회식, 법을 조롱하는 폭력, 떼법, 집단이기 등에서 졸업하는 캠페인과 프로그램 제시를 사회가 바뀔 때까지 추진해보는 것이다.


이런 생활정치 실험은 성패와 관계없이 시도 그 자체만으로 젊은 직장인과 학부모들, 여성들로부터 커다린 지지와 응원을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3) 당명은 민주사회당이 어떨까 한다. 무슨 연대니 희의니 하는 건 작위적이어서 좋지 않다. 평범하게 무슨무슨 당으로 가되 이미지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중도 보수, 우파에 맞는 단어는 자유, 민주, 정의 같은 것들인데, 민주정의당(민정당)과 민주자유당(민자당)은 5공 때 여당명이고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일본에 있어서 쓰기가 그렇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자유정의당(자정당)이지만 약칭 자정당은 좌파들이 놀리기 쉬운 이름이니 안 쓰는 게 좋을 것이다.


민주사회당(민사당)이 약칭도 발음이 좋고 이미지도 진보적(사회가 들어가니 좀 그런 맛을 주게 된다.) 이어서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한다.


민심은 수시로 변한다. 이번에 확 바뀐 민심은 언제라도 또 확 바뀔 수 있다.


그 유효 기간은 한 달이 못될 수도 있다. 그 민심을 잡고 유지할 수 있는 순발력과 감각을 가진 대표와 대변인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글/정기수 캐나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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