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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흔들흔들' 건설업...공공공사 조기 발주가 '오아시스 '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04.22 05:00 수정 2020.04.21 22:08

코로나19발 위기·부동산규제로 민간 주택시장 꽁꽁

상대적으로 타격 큰 중견업체들 유동성 확보로 급한 불 꺼야

정부, 총선 후 SOC 예산 삭감하며 우려 확산

한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한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민간 주택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당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공공공사 수주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사업 다각화로 포트폴리오가 균형 잡힌 대형 건설사와 달리 한쪽 사업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면 큰 타격을 입는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공사의 발주를 통한 재정 조기집행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공공공사 발주금액을 늘리고 상반기에 조기 발주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삭감하며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조달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할 올해 시설공사 집행계획 규모는 지난해(28조2000억원)보다 12.5% 증가한 31조7000억원이다. 또한 총 발주금액의 67%(21조2392억원)를 상반기 조기 발주할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 20일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기존 1.8% 감소에서 3.0%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건설산업 내에서 비중이 큰 민간투자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공공 건설투자 확대는 건설업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수주산업이라고 불리는 건설업계는 신규수주로 전체 수주량의 규모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사는 수주 잔고가 쪼그라들면 외부에서 외형이 급격히 줄은 것으로 판단해 신용등급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이 줄어들어 과잉인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해 경영 부담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건설사들은 어떻게든 신규수주로 물량을 확보해야만 한다”며 “그동안 대부분은 민간에서 충당했지만 지금 상황은 민간부문 주택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기에 공공부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을 생각하면 공공부문에 무작정 의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당장은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일감확보가 중요하다”며 “정부 발주기관들은 예정된 발주 계획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발 위기는 내부적으로 자금확보를 할 수 있는 대형사보다 중견사에서 더 심각하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IMF나 미국발 외환위기를 돌아보면 중견건설사가 무너지고 연쇄적으로 중소건설사로 번졌다”며 “공공부문 수주에 존폐 여부가 달린 중견업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9.4포인트(p) 하락한 59.5를 기록했다. 59.5는 7년여 만에 최저치로, 건설기업의 체감경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건설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아진 고용률과 성장률을 높이는데 건설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며 IMF 이후인 1998~1999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2010년에 공공부문 발주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 연구본부장 역시 “경기 침체기 이후 건설 발주는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는 장기화되고 있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임팩트가 일시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이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해 SOC 관련 예산 약 6000억원을 삭감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정부는 국방·SOC·ODA(공적개발원조) 분야 등의 사업비를 줄여 7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OC 예산 삭감은 건설업계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뛰어난 SOC사업은 근본적인 건설경기 부양책이 될 수 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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