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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그 후] 김재중, 위험한 장난이 앗아간 '한류스타' 명성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4.09 16:02 수정 2020.04.09 16:03

역대 최악의 만우절 거짓말에 여론 악화

일본서도 스케줄 취소, 활동 크게 위축

김재중.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재중.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매년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거짓말을 하거나 장난을 쳐도 웃고 넘기는 풍습이 있는 날이다. 대신 조건이 붙는데 심하지 않고 악의가 없어야 한다. 또 사회적 혼란을 부를 수 있는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간혹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장난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2020년 김재중의 '거짓말'은 만우절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질 나쁜' 거짓말로 남을 듯하다.


김재중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정부로부터, 주변으로부터 주의받은 모든 것들을 무시한 채 생활한 나의 부주의 때문이다. 개인의 행동이 사회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나로 인해 또 감염됐을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털어놔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진위를 파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내 최초 연예인이라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김재중은 곧이어 "만우절 농담으로 상당히 지나치긴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다. 절대 남의 일이 아니다. 나를 지키는 일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라는 이야기해 드리고 싶었다"며 코로나19 감염은 거짓말이었음을 털어놨다.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어리석은 거짓말이었다. 김재중의 건강을 걱정했던 팬들, 그리고 그와 접촉했거나 동선이 겹쳤던 스태프와 동료 연예인들, 그리고 진위를 파악하려 분주했던 소속사 관계자들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거짓말에 오보를 쏟아낸 언론들 또한 망신을 당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수많은 환자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상황임을 비춰볼 때 김재중처럼 농담 섞인 거짓말은 감히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특히 매년 재치 있는 장난으로 화제를 모았던 구글도 "코로나19에 맞서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의미로 '만우절 장난'을 거르겠다"고 밝혔고, 국내 포털 사이트와 연예계는 물론 일반인들조차 만우절 농담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재중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국내 여론 악화로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큰 흠집이 생겼고, 일본에서의 '한류스타' 위상에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일본은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겐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해 큰 슬픔에 빠진 상황이었기에 김재중에 거짓말에 분노하는 이들이 많았다.


결국 김재중은 1일 NHK 1라디오 '후루야 마사유키의 팝A', 3일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5일 NHK의 BS프리미엄 '더 커버스' 등 예정된 스케줄이 줄줄이 취소되는 굴욕을 맛봤다.


김재중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본 활동의 경우 현지 매니지먼트사가 스케줄을 관리하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면서도 "만우절 논란으로 현지에서 스케줄이 취소된 후 새로운 스케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도 거짓말에 대한 해명 글 이후 SNS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일본에서 새 음반을 발매하면서 의욕적으로 일본 활동을 펼쳐가던 김재중이었지만, 사실상 그의 활동은 여기서 멈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의 장난이 남긴 상처, 특히 이미 망가진 한류스타의 위상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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