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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 전격해부(하)] TV·반도체 이어 AI·바이오까지…신사업 가속 페달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02.07 06:00 수정 2020.02.06 21:43

인사·조직개편 통해 올해 신사업 본격화 채비

본궤도 오른 바이오…꾸준한 투자로 흑자 결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신사업 육성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TV,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휴대폰 사업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기존 사업에 안주해서는 10년 뒤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의식이다. 이 부회장은 현 주력사업의 성장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뉴 삼성’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조직개편에서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AI 부문을 총괄하던 조직의 명칭을 ‘차세대플랫폼센터’로 변경했다. AI ‘빅스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정의석 부사장이 센터장을 맡았다. 기존 조직을 정비하고 올해 AI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원인사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엿보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최연소 전무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싱크탱크팀장 프라나브 미스트리(39)가 차지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4년 당시 최연소 상무에 올랐다.


그가 신설한 사내 벤처 조직 스타랩스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AI 아바타 ‘네온(NEON)’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로보틱스 컨셉 발굴과 핵심기술 확보, AI 기반 서비스 개발 추진 등 신사업 발굴에 기여했다는 게 회사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AI를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AI 분야 역량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 등 AI 분야 글로벌 석학들을 직접 만나 향후 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전략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자”고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5개국 7곳(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에 잇따라 AI 연구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는 삼성 AI 포럼 행사를 개최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도 열고 있다.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투자에도 거침없는 모습이다. 2018년에는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과 함께 이러한 성장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1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삼성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함께 가진 회의에서 2018년 발표한 투자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6월 14일에 이 부회장은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IT모바일(IM)부문 경영전략을 재점검하며 5G 이후의 6세대 이동통신(6G), 블록체인, 차세대 AI 서비스 현황과 전망,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적자를 이어가던 바이오 분야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0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흑자 달성의 배경이 삼성그룹의 꾸준한 투자에 있다고 언급했다.


고 사장은 “적자를 낼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룹에서 꾸준히 투자해줬다”며 “여기에 더해 충분히 갖춰진 개발 인프라,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흑자 달성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바이오 흑자 전환 이후에도 관련 분야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외부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삼성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AI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장 경영을 바탕으로 뉴 삼성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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