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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은 삭발하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9.08.26 09:30 수정 2019.08.26 08:42

<장성철의 왈가왈부> 눈물과 오락가락의 정치력…

나경원에게 펼쳐진 두 갈래의 길

<장성철의 왈가왈부> 눈물과 오락가락의 정치력…
나경원에게 펼쳐진 두 갈래의 길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4년 7월 29일!
나경원은 ‘삭발’ 하겠다고 외쳤다.

그날은 동작(을)에서 故노회찬 후보와 접전을 펼쳤던 재보궐 선거 투표 전날이었다. 결과는 불과 929표, 1.2%의 차이로 나경원 후보가 신승했다.

‘결기’를 보여준 덕분일까?
나경원은 세월호 정국의 어려움을 뚫고 국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수도권 3선 여성 의원, 그때부터 나경원은 보수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 받았다.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4선이 됐다. 2차례나 원내 대표 도전에 나서기도 했으나 역량을 펼칠 기회는 좀처럼 쉽게 오지 않았다.

2017년 1월, 바른정당 창당 참여를 두고 개인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혹자는 그 모습을 보며 나경원은 늘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욕심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년 12월, 3수 만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 됐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극복되어야 할 친박 세력들의 지지로 당선된 그녀가 치열한 여·야 대치 정국에서 고립된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였다.

사실 나경원은 그동안 제대로 된 당직을 맡거나, 기억에 남을만한 정치력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녀는 대변인, 최고위원, 서울시장 후보를 맡았을 뿐, 사무총장, 기조위원장, 원내수석, 정책위의장 등 ‘정치력’과 ‘능력’을 키울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녀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몸집만 커져 버린 아이, 멋에 취한 반짝 스타. 그가 바로 나경원이었다.

눈물과 오락가락의 정치력…

눈물! 글썽글썽!
오죽하면 ‘눈물’이 나경원 정치력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얘기가 회자 됐을까?
그러나 야당 원내대표가 주무기였던 ‘눈물’을 협상 카드로 쓸 수는 없는 법, 그래서였을까? 나경원의 원내전략은 번번이 여당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법 등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패스트트랙 정국을 맞았다. 야당의 투쟁 본능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별다른 대책도 없이 당과 동료 의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말았다. 이후에도 국회 정상화 협상과 등원을 둘러싸고도 계속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게다가 “해방 이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 분열이 가중되었다”. “우리일본” 발언 등은 지긋지긋한 친일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또한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로 안보가 위태로웠으며, 일본의 경제도발로 위기감이 증폭되고, 위선자 조국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 했을 때, 기어코 여름휴가를 가고 말았다. 휴가를 강행한 황당한 현실 인식도 문제였지만 충칭 임시정부 청사 가서 ‘대일민국’이라는 ‘필체 구설수’는 당황스러웠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는 데는 나경원의 책임도 적지 않다. 어찌보면 정치 경험이 부족한 로봇 같은 황교안 대표보다 더 책임이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경원은 유승민의 서울 출마 운운하며 보수 통합을 거론하기도 했다. 원내대표의 영역을 넘어선 오지랖이었다. 스스로를 위기에 처한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꿈꾼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나경원은 아직 당의 구원투수가 될 만한 그릇과 능력을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이제까지의 모습은 대량 실점 위기를 눈앞에 둔 강판 직전의 모습 아닌가?

나경원에게 펼쳐진 두 갈래의 길

그러나 기회가 왔다. 그 동안의 실수와 잘못을 일거에 만회 할 절호의 찬스다.

조국을 막아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악안의 정계특위 통과를 막아라. 이것은 제1야당 원내대표 나경원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이 싸움에 임하고 있다. 나경원이 당회의 때 말씀자료를 읽는 것만으로, 장외투쟁 때 거친 연설을 하는 것만으로 이들의 폭주를 막을 수 없다.

‘정치력’과 ‘결기’를 보여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라. 지금이다. 나경원에게는 보수우파의 미래가 될 것인지, 실패한 원내대표로 쫓겨날 것인지 두 갈래의 선택지가 놓여져 있다. 오로지 본인의 판단과 능력에 달려있다.

아셀라! 나경원의 세레명이다. 지금은 아름답고 친절한 ‘아셀라’는 필요 없다. 싸움의 여신, ‘벨로나’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나경원에게 ‘삭발’을 요구한다. 그때는 지역구를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을 위해 삭발해라.

2014년 7월 29일, 그때 당시의 간절했던 심정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그때처럼 짜릿하게 신승할 것이다.

글/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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