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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곽상도 vs 이인선, 재배치 전략 '또' 충돌

장수연 기자
입력 2016.01.12 17:13 수정 2016.01.15 15:20

교통정리 안된 대구 중·남구서 '진박' 곽상도 vs '친박' 이인선

이인선 측 "당이 후보를 조율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달성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운동을 해오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구 중·남구로 출마 방향을 전격 선회하면서 해당 지역구에 이미 출사표를 던진 '친박계'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대결 양상을 띄게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달성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운동을 해오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구 중·남구로 출마 방향을 전격 선회하면서 해당 지역구에 이미 출사표를 던진 '친박계'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대결 양상을 띄게 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대구에서의 이른바 '진박' 재배치 전략이 꼬여버렸다.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달성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운동을 해오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구 중·남구로 출마 방향을 전격 선회하면서 해당 지역구에 이미 출사표를 던진 '친박계'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대결 양상을 띄게 된 것이다.

곽 전 수석은 지난 11일 '20대 총선 지역구 변경에 대한 입장 표명'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랑하는 달성군을 떠나 중·남구로 가는 것을 대통령의 국정 성공과 대구 정치 발전을 위한 곽상도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대구 정치를 바꾸는 데 선봉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구 달성 지역구에는 12일 퇴임하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의 출마가 확실시됐다.

문제는 중·남구다. 대구 중·남구는 전통적으로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지만 17대 곽성문 의원을 시작으로 18대 배영식 의원, 19대 김희국 의원까지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 배지의 주인이 바뀐만큼 재선이 쉽지 않은 지역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 결과에 따르면, 이미 중남구에는 박창달, 배영식 전 의원을 비롯해 9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다 현역인 김희국 의원과 곽 전 수석을 더하면 모두 11명이 된다.

이미 등록된 예비후보 가운데는 친박 후보를 자처하는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있다. 이 전 부지사는 현역 김희국 의원과 같은 지지율을 보일만큼 해당 지역구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영남일보-대구·포항MB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김 의원과 이 전 부지사는 각각 15.5%의 지지율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박' 곽 전 수석과 '친박' 이 전 부지사 간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인 김 의원까지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늘리는 등 재선 의욕을 다지며 대결 구도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곽 전 수석은 보도자료에서 "대구 몇몇 국회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후광을 잊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몸을 사리는 존재감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며 "대구 정치의 중심, 최전선인 중남구로 뛰어들겠다. '배신의 정치'를 끝내도록 제게 소명을 내려달라"며 현역 김 의원을 겨냥했다.

해당 지역구에서 또 다른 진박임을 자처하는 조명희 경북대 교수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곽 전 수석의 중남구 출마선언을 맹비난했다. 조 교수는 "달성군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벌이던 곽 전 수석이 달성군 출마선언 한 달도 안돼 중남구로 출마지역을 바꾼 것은 대구시민 전체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선거구 재배치의 결정을 내린 주체가 과연 누구인지 중남구의 전 유권자에게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오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곽 전 수석이 달성군에서 특명을 받고 내려왔다고 군민들에게 약속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구 지역 정치판을 굉장히 가볍게 보고 흔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 조율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이 후보를 조율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 원칙에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며 "더구나 지역에 11명이 나왔는데 일방적으로 누구는 나와라, 나오지 마라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자칭 진박·친박 인사들이 TK(대구·경북)로 몰리다 보니 대구 중남구 외에도 '진박 대 친박' '진박 대 진박' 대진표가 속출하는 지역구가 등장하고 있다.

자칭 '친박 감별사'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에는 남호균 전 청와대 민원비서관실 행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조 원내수석은 지난 10일 의정보고회를 개최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재차 강조하며 남은 과제들을 설명했다. 그러나 앞선 7일 남 행정관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조 원내수석이 약속한 6대 공약 가운데 다수가 현재까지 착수조차 되지 않았다"며 "곧 있을 의정보고회에서 진심어린 반성과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갑에서도 '진박'과 '친박'이 정면충돌한다. 이날 이임식을 갖고 장관직에서 물러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동구갑 출마를 확정지으며 친박계인 현역 류성걸 의원과 대결할 전망이다. 북구갑에서는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서로 '진박'을 자처했으나 전 전 춘추관장이 경북 봉화 울진 영양 영덕으로 선회하고 김 비서관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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