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현빈 앞세운 ´눈의 여왕´, ´주몽´과는 다른 길로..

김영기 객원기자
입력 2006.11.14 10:34 수정

´주몽´과 무관한 그녀들을 지배할 ´눈의 여왕´

13일 저녁,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시청자들은 KBS 2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눈의 여왕´(연출 이형민)에서 잠시 시선을 멈췄다. 순정만화를 보는듯한 장면들과 현빈의 새로운 변신이 그 이유.

´공부 잘하는´ 고등학생을 연기한 현빈이었지만, 드라마 자체의 성적은 5.4%(TNS 미디어 코리아 집계결과)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주몽´과 ´왕의 남자´때문이라면 결코 저조한 성적은 아니다.

사실 드라마의 내용은 뻔하다. 천재소년이 친구의 죽음으로 헝그리 복서가 되어가고, ´예쁜´ 성유리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부잣집 딸로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 비뚤어져 있다. 뭔지 모르게 익숙한 구조. 분명 슬프고, 아름다운 결말이 예상된다. 기획의도 자체가 ´순정만화´이기 때문이다.

´주몽´은 사실상 드라마의 제왕 자리에 올랐다. 한 번 관성이 붙은 인기는 웬만한 잘못으로는 떨어지기 힘들다. 월드컵 때, 한국 경기가 있으면 별다른 프로그램을 맞붙여놓지 않았듯, 프로그램 하나가 제왕에 등극하고 나면 선택은 몇 가지 없다. 그냥 포기하고 납작 엎드리거나, 그 인기와 무관한 사람들을 타겟으로 잡는 것.

´주몽´은 남성적이고 스케일이 큰 드라마이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중고교를 망라한 여학생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 수요층을 제대로 엮어보겠다는 KBS의 계산은 일단 시청자들로부터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간단하다. 이왕 ´주몽´을 피해 순정만화를 그리기로 했다면, 정말 제대로 그려보는 것이다. 영상미에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현빈과 성유리의 연기가 얼마만큼 받쳐주는가가 궁극적인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왕 순정만화를 만들기로 했다면, 제대로 만들어야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주몽´은 연장방영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이다. 요즘 작가의 힘이 강해지긴 했지만, 방송사의 결정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막판 연장방영이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를 파고 들 ´눈의 여왕´의 게릴라전은 얼마나 성공할지 기대된다.

김영기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