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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 지선에서 공론화돼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5.24 08:00
수정 2026.05.24 08: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외형적으로’ 그럴듯하다,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통일관, 대북관의 공식적 완결판, 2026년도 통일부 ‘통일백서’에서다. “통일”도 있고 “평화”도 있다. 국가가 아니라 북한을 체제로서 간주해야 하나, 유엔에 개별적으로 가입한, 사실상의 국가로 본 것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


통일백서는 “정부는 헌법 제4조가 규정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원칙과 법치에 기반한 통일정책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였다”고 적어, 대한민국헌법적 통일을 추구하는 듯 모양까지 취했다.


또 백서에 “특히,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단계, 남북연합 단계, 통일국가의 완성이라는 점진적·단계적 통일경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 남북연합 단계는 통일 이전 남북 간 평화공존을 제도화하는 단계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써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존중하고 그에 입각하는 듯 보여줬다.


더구나 통일백서는 통일부가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전국 성인 1005명)의 69.9%가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면서 정당성·유효성을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내용적으로’ 이재명과 정부의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는 다음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통일 지향”이라는데 어떤 통일을 지향하는가. “통일”이 헌법에 입각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말하는가. 위에서 보듯, 통일백서는 “정부는 헌법 제4조가 규정...”이라 썼다. 왜 명확히 ‘이재명 정부’라고 하지 않는가. 통일백서 곳곳에서 평화, 평화공존,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를 말할 때는 이재명 정부라고 명시하지 않았는가.


억지, 궤변이라는 비난이 들릴 듯한데, 이재명 대통령이나 정부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 문재인과 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필자가 과문한 탓일 수도 있으니, 한 번 확실히 말해줄 수는 없는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이 “굉장히 폭력적”이어서 다른 통일을 염두에 두고 구상하고 있는가.


둘째, “통일 지향”이 진심이라면, “통일을 지향하긴 이미 너무 늦었다”(이재명), “오늘 현재 통일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개념이 아니고 이상적인 개념으로 돼 있다”(정동영) 등등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헌법을 존중해 헌법적 통일을 가슴에 안고 “통일정책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게 사실이라면, 다시는 이런 망언을 입에 담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가.


셋째, 이재명도 정동영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다. 당 강령에 자유민주적 통일이 아니라 ‘평화공존’이 규정(“남북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이룩할 것이다”)된 현실에서,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당 강령을 고칠 것인가. 아니면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가 평화공존이고, 그것이 민주당식 통일을 의미하는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1민족·1국가·1체제·1정부’의 통일이 아니라, ‘국가연합’이나 ‘연방’을 추구하는가.


넷째,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를 말하는데, 통일을 어떻게 지향하겠다는 내용과 방법은 무엇인가. 통일백서에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는 남북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북한이 느끼는 불신과 위협을 완화하고, ‘적대’를 ‘평화’로 전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공존을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썼는데, 평화공존 이후 통일에 이르는 길을 왜 말하지 않는가.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백서에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이 보여주듯, 여기서도 ‘이재명 정부’라고 명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재명과 정부가 정말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존중한다면, 백서에 통일방안 2단계인 “남북연합 단계는 통일 이전 남북 간 평화공존을 제도화하는 단계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썼으면,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라는 것이 바로 ‘남북연합’ 아닌가.


왜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의 남북연합을 배제하고 굳이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를 주장하는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남북연합을 말하지 않는 이유가 다음 3단계인 ‘통일’이 어떤 내용이냐, 어떻게 달성하려는 가에 대한 목적의식이 없거나, 개념이 없거나, 염두에 두고 있지 않거나, 질문이 두렵기 때문이 아닌가.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에 이재명 정부도 포함되는가.


6.3 지방선거에서 이재명과 정부의 통일관·대북정책이 쟁점으로 공론화돼야 한다. 특히 자유민주적 평화 통일을 당 강령에 명시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은, 통일백서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당 강령에 자유민주적 평화 통일을 담지 않은 제 정당 후보자들과 통일관·대북정책에 관해 국민 앞에 공개 질의·토론해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자들, 특히 계엄의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은 후보자들은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에 승리해도 당선자는 물론이고 지지자들과 당선 지역은 계엄 옹호, 탄핵 반대, 수구 꼴통 세력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계엄의 잘못으로 윤석열은 탄핵돼야 했지만, 그와 정부가 가지고 추진했던 통일관·통일정책은 대한민국 헌법에 입각했다.


자유민주적 평화 통일을 염원·지지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헌법적 통일 의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심어주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인권·복지에 목마른, 대한민국 국민의 반쪽인 북한 주민의 여망에 부응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공론화는 간단하다. 토론의 첫머리에 “후보자는 헌법에 입각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존중하십니까”를 묻고 국민 앞에, 김정은에게 들리도록, 명확한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


“21세기 지금의 시대에 무슨 이념 논쟁, 흑색선전이냐”,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 정당 정치인이 할 말이냐”라 받아친다면, “이렇게 물어야 하는 21세기 대한민국 현실이 가슴 아프다”, “후보자와 후보자당이 헌정 질서 수호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느냐를 국민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국민을 환기해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헌법을 존중합니다”라며 어물쩍 넘기려는 후보자도 있을 것이다. 자유민주적 통일을 원치 않는 세력의 눈치를 보고, 김정은에게 찍히지 않으려, 자유민주적 평화 통일을 말하지 않는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 선택의 여부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의 몫이다.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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