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전기로 CO₂ 분해…니켈 기반 SOEC 상용화 성큼
입력 2026.05.24 12:00
수정 2026.05.24 12:00
고온에서 갈라지던 전해질 계면 문제
복합소재 설계·대면적화 쉬운 공정으로 해결
기존 대비 CO₂ 전기분해 성능 3.6배 향상
항공유·플라스틱 원료로…대형 산업용 시스템 기대
한국화학연구원 김민철·박지훈·이진희 박사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CO₂)를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바꾸는 고체산화물 전기분해장치(SOEC)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했다.
고온에서 쉽게 갈라지던 전해질 계면 문제를 복합소재 설계와 대면적화에 쉬운 공정으로 해결한 것이다. 향후 항공유·플라스틱 원료로 전환하는 대형 산업용 시스템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민철·박지훈·이진희 박사 연구팀이 니켈 기반 SOEC 내부 전해질 계면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고온 운전 중 전해질 층이 갈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CO₂를 일산화탄소(CO)로 고효율 전환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SOEC는 CO₂에 전기를 가해 CO로 전환할 수 있는 장치다. 이렇게 생산된 CO는 합성가스(일산화탄소+수소)의 핵심 원료로, 지속가능 항공유, 메탄올, 플라스틱, 산업용 화학소재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SOEC는 전극 사이에 위치한 산소 이온 전도성 전해질 소재가 중요하다. 최근 고성능 SOEC에는 YSZ와 GDC라는 2가지 소재를 함께 쓰는 편이다.
YSZ는 산소 이온 이동성은 낮지만 내구성이 좋고 GDC는 내구성이 떨어지지만 이온 이동성이 높아 CO₂ 전환 성능을 보완해준다.
다만, 두 가지 전해질 소재가 열팽창률 차이로 인해 고온에서 서로 다르게 수축·팽창하면서 층 사이가 갈라지는 ‘계면 박리’ 현상이 발생해 장기 운전 시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된다.
고가 장비 기반 증착기술(PVD, PLD 등)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지만 제조 비용이 높고 대면적 상용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비싼 공정 대신 용액에 담갔다가 빼는 간단한 딥 코팅 방식으로 두 전해질 분말이 혼합된 복합 중간층을 형성해 계면 박리 현상을 줄였다.
SOEC의 성능 평가 지표 중 투입한 전기가 실제로 CO₂를 CO로 전환하는 데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의미하는 패러데이 효율의 경우 기존 SOEC는 80~90% 수준이었다.
이번 기술로 만든 SOEC는 1.6V 고부하 조건에서 80시간 연속 운전 후 초기 성능의 91%를 유지해 높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패러데이 효율을 함께 보여줬다.
단위 면적에서 얼마나 빠르게 CO₂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전류밀도’ 역시 기존 0.59에서 2.14암페어 퍼 제곱센티미터(A/cm²)로 약 3.6배 향상되어 높은 패러데이 효율과 함께 니켈 기반 SOEC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처리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동전 크기 소형 셀을 대상으로 대면적화가 가능한 조건을 확인했으며 현재 핸드폰 크기의 ‘평관형 셀’로 확대 적용 연구 중이다.
기술은 고비용 장비 없이 대면적 제조가 가능한 공정이므로, 향후 전기 기반의 산업용 이산화탄소 자원화 설비 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형 스택 제작, 재생에너지 연계성 확보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신석민 원장은 “고체산화물 전기분해장치의 CO₂ 전환 효율과 상용화를 가로막던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지난 3월 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한편,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과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연구원 산업 미세먼지 지능형 최적 저감 및 관리 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