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당 300만원 뚫은 효성중공업…美 전력 '슈퍼 사이클' 수혜
입력 2026.04.22 06:00
수정 2026.04.22 06:00
1주당 300만원 돌파, 코스피 시장 역대 세 번째 기록
노후 전력망 교체·AI 데이터센터 영향에 전력 수요↑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 선점…美 멤피스 공장 증설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 전경ⓒ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이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신규 수주와 수익성 개선 전망이 맞물리면서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 300만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1주당 가격이 3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역대 세 번째 사례로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북미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이 기업 가치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은 미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있다. 현재 미국 전력 시장은 20~30년 주기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기차 보급 확대가 겹치며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신규 전력 설비 증설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인 86GW로 전망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765kV급 초고압 송전망 구축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시설보다 수십배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핵심 전력기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기기 산업의 ‘슈퍼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효성중공업은 이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기술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3대 전력기기 기업 가운데 전체 수주 규모 측면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서는 양상이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765kV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는 효성중공업이 확고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는 전압이 높아질수록 절연 기술과 설계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 진입 장벽이 높은 품목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주요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효성중공업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 프로젝트 수주이자,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 중에서도 최대급 계약으로 꼽힌다.
미국 내 전력기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지 생산 거점인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의 전략적 가치도 재조명 받고 있다. 미국 내 전력 장비 납기가 2년 이상 지연될 정도로 공급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효성중공업은 추가적인 증설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증설이 2026년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어 2028년까지 1억57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는 3차 증설 계획도 확정되면서 멤피스 공장은 현재의 세 배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북미 핵심 전력기기 생산 기지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400만원대 초반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 기기는 수주 후 매출 인식까지 통상 1~3년이 소요되는 장치 산업이다. 현재 확보한 11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가 향후 중장기 성장의 확실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북미 초고압 제품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이익률의 추가적인 개선 가능성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효성중공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2% 증가할 전망이다. 1분기 신규 수주 또한 2조원을 상회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북미 시장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코로나 당시 지연되다 이후 한 번에 몰렸다”며 “여기에 AI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가 더해지며 슈퍼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압이 높아질수록 절연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수적인데,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