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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제재 결론 또 늦어지나…감경 폭·소송 리스크 변수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4.21 07:02
수정 2026.04.21 07:02

과징금 4조→1조4000억원…금소법 첫 ‘조 단위 제재’ 감경 폭 고심

과징금 소송 비중 50% 넘어…은행권 “배임 리스크”에 법적 대응 기류

생산적 금융 동력 vs 소비자 보호 충돌…금융위 정무 판단 부담 확대

윤석구 전국금용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최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은행권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제재가 이달 내 확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9일 정례회의 상정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감경 폭과 법적 리스크를 둘러싼 변수로 결론 도출이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핵심 쟁점은 과징금 감경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최초 약 4조원 규모로 산정했던 과징금은 이후 2조원에서 1조4000억원까지 낮아진 상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최대 75% 감경이 가능하지만, 실제 적용 폭을 두고 금융위 내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잇단 패소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위가 관련 제재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면서, 과징금 부과의 법리적 정당성과 수위에 대한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특히 과징금 중심 제재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향후 소송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과징금 제재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의원실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진행 중인 행정소송 100건 중 51건이 과징금·과태료 관련 소송으로 집계됐다.


과거 20%대 수준에서 절반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제재가 곧바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 ELS 사안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은행권은 이미 투자 피해자에 대해 95% 이상 자율 배상을 진행했지만, 조 단위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배임 소지를 이유로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로서는 정무적 부담도 적지 않다. 과징금 규모가 은행 자본여력을 훼손할 경우, 민간 금융 참여를 전제로 한 ‘생산적 금융’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엄정 제재와 정책 협력 유도라는 목표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에서도 추가 감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30% 이상 낮춰 수천억원대로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금소법 시행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이라는 상징성과 향후 제재 선례를 고려하면 대폭 감경은 쉽지 않다는 반론도 맞선다.


금융위는 앞서 자본규제 개편을 통해 제재 금융사의 불이익 기간을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일부 완충 장치를 마련했지만, 소송 가능성과 정책 영향까지 감안해야 하는 복합 판단 국면에 놓여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사들이 정책적 부담 등을 고려해 제재를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과징금 규모가 커지고 법적 다툼 여지도 늘어나면서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은 향후 유사 사건 기준을 만드는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위가 법적 정당성과 정책적 파급효과를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어 결론 도출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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